[역사 속의 인물] 브라질의 노예해방 전사, 줌비

입력 2012-11-20 07:04:46

축구 황제 펠레가 브라질 체육부 장관으로 있던 때인 1996년 1월,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흑인들의 각성을 촉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브라질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흑인들이 정'재계에서 거의 배제됐고 흑인 대다수가 빈곤에 허덕이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보다 2개월 전인 1995년 11월 20일을 전후해 싹텄다. 이날은 17세기의 흑인 노예 해방전사였던 줌비의 30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줌비는 1655년 아프리카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태어나 6살에 노예가 되었으나 15살에 뛰쳐나와 노예해방 전쟁에 뛰어들었다. 줌비와 같은 도망 노예들은 브라질 북동부의 퀼롬버스에 모여 자치국가를 이루고 살았으며 그 수가 3만 명에 달했다. 줌비는 20살을 넘어서면서 강한 용기와 전투력을 발휘, 전쟁에서 뛰어난 공을 쌓아 주목받았다.

당시 브라질을 식민 지배했던 포르투갈 총독은 퀼롬버스의 왕인 강가 줌바에게 유화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줌비는 포르투갈을 믿을 수 없다며 계속 싸울 것을 주장했고 결국 강가 줌바를 대신해 퀼롬버스의 왕이 됐다. 줌비는 불굴의 항전을 이어나가다 부하의 배신으로 체포돼 1695년 오늘, 처형됐다. 줌비는 오늘날 브라질 흑인들의 추앙을 넘어서 국민적 영웅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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