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공동대표로 있는 평화박물관이 유신 40주년을 맞아 공동기획한 '유체이탈'(維體離脫) 전시회에 전시된 '민중미술가' 홍성담 씨의 그림은 홍 씨 본인은 물론 이 전시회를 기획한 '진보'측의 황폐한 영혼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림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환자복을 입고 다리를 벌린 채 수술대 위에서 누워서 갓 '낳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활짝 웃으며 손을 뻗고 있다.
이 그림이 주는 인상은 한마디로 엽기적이다. 딸이 아버지를 출산하는 패륜의 모티브를 어디서 따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갈 데까지 가지 않고서는 이런 패륜을 예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 홍 씨는 이에 대해 무어라고 할 건가. 예술에 대한 몰이해라고 할 건가. 홍 씨나 전시 기획자들에게 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딸이 자신을 출산하는 그림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어떤 미술 교수는 이 그림을 "유신을 비판한 풍자"라고 감싼다. 풍자의 풍자도 모르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소리다. 예술이론 개설서부터 다시 공부하기 바란다. 풍자는 '웃음을 동반한 현실 드러내기'로 정의된다. 문학이론가 N. 프라이에 따르면 풍자가는 독자의 설득과 동의를 끌어내고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내보이기 위해 풍자 대상에 대해 웃음으로써 상대하며 이 웃음 안에는 이미 비난이 섞여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웃음없는 풍자는 이미 풍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그림 어디에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있는가.
인간의 영혼과 삶을 살찌우는 것이 예술이다. 그러나 홍 씨의 그림도 그러한가? 주제의 대상을 모욕하고 인간의 윤리를 파괴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메스꺼운 감정까지 자아낸다. 그런 그림을 민중미술이라고 하는 진보측의 황폐한 정신세계가 가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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