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단일화 외줄타기 승부수 '친노 퇴진'

입력 2012-11-17 10:25:27

단일화 협상 후 지지율 하락…당 개혁 주도권 잡기 기싸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단일화 '외줄 타기'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중단 3일째인 16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민주통합당의 '혁신'과 '인적 쇄신'을 다시 요구했다. 안 후보가 직접적 표현은 자제했지만 혁신과 인적 쇄신의 골자는 '이해찬'박지원' 퇴진론이다. 친노 세력이 '안철수 양보론' 등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한 배후이고 계파 이익에 몰두하는 친노 세력 퇴진이 없으면 정치 개혁이나 단일화 명분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9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안철수표 정치'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안 후보 측은 여권은 물론 민주당에서조차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과 '정치쇄신안'을 내놓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젊은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이러한 지지는 대선 후보 및 야권 단일화 후보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지키는 밑거름이 돼 왔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이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단일화 협상 제안 때까지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서 일방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 무게중심이 조금씩 이동했기 때문이다.

특히 문 후보가 안 후보의 단일화 협상 중단 이후 수차례 전화로 '사과'와 '재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 여론의 향방은 점차 문 후보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민주당 '혁신' 요구가 다시 단일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으로 보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문 후보가 16일 안 후보 주장에 대해 '안 후보 쪽이 현재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자극적인, 과장된 보고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박하면서 안 후보의 '선공'이 예전처럼 효과를 발휘할지는 불투명하게 됐다. 특히 단일화 협상 중단 책임을 지고 선거대책위원장 10명이 제출한 사퇴서를 문 후보가 반려하면서 안 후보는 일단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 됐다.

안 후보의 '제안'과 문 후보의 '수용', '비난'과 이에 따른 '사과'로 이어져왔던 단일화 협상 구도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안 후보는 18일 광주를 찾아 단일화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예정으로 있어 다시 안 후보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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