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떠올라야 할 신공항

입력 2012-11-17 07:51:12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대통령 후보가 집권할 경우 모두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력 세 후보가 한결같이 신공항 재추진을 약속하고 있는 것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공항은 남부권 1천만 주민의 광역 경제권 구축을 위한 필수 인프라다.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초석이다. 2001년부터 2025년까지 남부권 주민들의 인천 공항 이용으로 인한 누적 손실은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남부권 공항은 우리나라 항공 총 수요의 20%가량을 점유하게 된다. 제대로 된 대선 후보라면 지역 균형 개발의 핵심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적어도 세 후보는 공항 문제에 있어서는 정확하게 짚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남부권 신공항은 참여정부 때 추진한 일인 만큼 제대로 해내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김해공항의 확장 이전을 넘어서겠다고도 했다. 신공항을 통해 동남권 지역이 광역경제권을 형성해 수도권과 경쟁하는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지역의 공동 관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앞서 부산을 방문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새 정부에서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 후보는 부산 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신공항 관련 입장을 묻자 '확실하게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신공항 건설을 공약하고 집권한 현 정부는 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차버려 불신을 자초했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신공항 백지화를 결정했지만 이를 액면대로 받아들이는 지역민은 드물다. 신공항 건설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부산과 대구경북 민간 입지를 둘러싼 반목만 증폭시켰고 결국 이를 빌미로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

다행히 세 후보는 모두 신공항 후보지와 관련, 정치적 결정보다는 객관적 판단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세계적 전문가들을 초빙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입지를 결정한다면 반발은 최소화될 것이다. 누가 되건 우선 신공항 건설을 확정 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후 입지는 객관적 판단에 맡기면 된다. 조기에 결정하여야 할 국가정책을 미뤄 양 지역 갈등의 골만 깊게 했던 현 정권의 과오는 타산지석이 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