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모금액 하위권, 어린이재단 부산의 절반…불황에 '통큰 기부' 없는
경제불황으로 기부 손길이 줄어 대구지역 기부단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가 좋지 않아 삶이 가뜩이나 팍팍해진 사회 소외계층은 도움의 손길마저 줄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사랑의 연탄 나누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달성연탄은행은 올해 연탄 기증 예상치를 7만 장으로 예상했다가 난관에 부닥쳤다. 지난해 연탄 2만 장을 기부한 한 병원이 올해는 1만 장만 기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전국연탄은행협의회도 지난해 달성연탄은행에 2만 장을 기부했지만 올해는 1만 장만 기부하겠다고 통보해왔다.
달성연탄은행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연탄을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이 늘고 있는데 대형 기부자가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 크다"면서 "저소득층 가정에 300장씩 두 번 지원하던 것을 한 번에 500장을 지원하기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들어 9월 말까지 모금액은 36억3천900만원으로, 2010년에 비해 6억5천만원이 줄었다. 대구는 지난해 65억8천100만원의 기부금을 모금해 전국 16개 시'도 중 12위에 머물렀다.
어린이재단도 사정은 마찬가지.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전국어린이재단 지역본부 중 대구경북지역본부가 가장 모금액이 낮다. 이 재단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부산지역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구지역에서 기부금이 잘 모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부단체 관계자들은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꼽았다.
어린이재단 한 관계자는 "현재 대구에 기부금을 쾌척할 만한 대기업이 없는 데다 기존 고액기부자들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부 액수를 점점 줄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업체나 고액기부자가 늘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개인기부자들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기부에 점점 인색해지는 등 사회공헌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 시내 한 복지관 관계자는 "한 대형마트에 팔다 남아 처리가 곤란한 채소를 홀몸노인 무료급식을 위해 기부해 줄 수 없느냐고 문의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털어놨다.
대구시민이 소액이라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사실 또한 기부금액이 늘지 않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대구시민들이 '아예 통 크게 기부하는 게 낫다'라고 생각해 소액기부는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으며,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하게 기부하는 것이 후원을 받는 입장에서는 삶의 계획을 차근차근히 세울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