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돼도… 다시 뜨는 남부권 신공항

입력 2012-11-15 10:35:42

朴·安에 이어 문재인도 "재추진"…민감한 입지문제 전문가에 맡겨

남부권 신국제공항 건설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영남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신공항 건설 재추진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입지 결정은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권 신공항 건설은 반드시 다시 추진하되 어디에 지을지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수순이다. 12월 대선을 앞둔 대권 주자들로선 득표를 위해 현실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을 외면할 수 없는 처지지만 자칫 특정지역을 입지로 거론했다가 맞을 역풍에 대비해 두루뭉술하게 입장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4일 부산을 방문해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참여정부 때 추진한 일인 만큼 제가 제대로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김해공항의 확장 이전을 넘어 동남권 지역이 광역경제권을 형성해 수도권과 경쟁하는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지역의 공동관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지역 간 극심한 대립으로 한 차례 무산의 아픔을 겪을 당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입지 결정 문제는 '정치적 고려'보다 '객관적 판단'을 따르기로 했다.

문 후보는 입지 결정과 관련해 "입지 선정은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심사위원의 절반 이상을 세계적인 전문가로 선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선 9일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부산을 방문해 신공항 재추진 방침을 확인했다. 박 후보는 이날 부산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신공항 관련 입장을 묻자 "대통령이 되면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국제적인 항공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정할 것"이라며 "확실하게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신공항 건설은 반드시 추진하되 오는 12월 대선에서 영남권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입지 결정 문제는 항공'공항 전문가들에게 맡김으로써 정치적 부담을 떠안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역시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입지 결정과 관련해선 나머지 두 후보와 마찬가지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의사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달 12일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입지 결정과 관련) 정치적 고려는 안 된다"며 "항공수요와 물동량, 배후산업단지와 국제적 접근성 등 합리적 기준에서 따져봐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대선 정국을 이끌고 있는 주자 3인방이 모두 남부권 신공항 건설 재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고 이들이 '정치적 신뢰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내세우고 있어 한 차례 무산의 아픔을 겪었던 남부권 신공항 건설은 차기 정권에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유망 외국기업 및 외국자본 유치과정에서 번번이 항공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퇴짜를 맞고 있는 현실을 대선 주자들이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부권 신공항 건설 카드를 들고 나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는 "남부지역의 화물항공 수요를 저렴하게 소화할 수 있는 국제공항이 가까운 거리에 필요하다는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각 대선 주자들이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며 "신정부 출범과 함께 입지 선정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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