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하루 만에 삐걱거리면서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새누리당이 공세의 고삐를 강하게 죄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14일 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 중단에 대해 "가장 꼴불견인 구정치 행태를 보였다"며 "정치공학적 밀실 협의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안 후보 측은 협상 중단에 대해 '문 후보 측이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문 후보 측을 공격하고 있어 개인들의 치졸한 싸움을 보는 것 같다"면서 "새 정치를 하겠다더니 결국 가장 꼴불견인 구정치 행태를 보이며 후보 사퇴 협상이 깨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쇄신이니 가치연대니 하는 말은 결국 자신들의 행위를 포장하기 위한 미사여구였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자신들이 말하는 정치게임이 얼마나 국민을 피곤하게 만드는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측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대선 정국의 이슈를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모든 관심이 문재인-안철수 야권 단일화 후보에 쏠려 있었는데, 다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반전의 카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당 일부에서는 협상 중단이 결국 단일화의 극적 효과를 키우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는 주장도 상존하고 있다. 당 한 관계자는 "단일화 협상이 깨질 것 같다가 막판에 극적 타결이 되면 효과가 더 크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2002년 대선 때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여론조사 방식 유출 공방이 벌어지면서 한 차례 실무팀 협상이 깨졌지만, 후보들이 직접 나서 조율한 끝에 2차 협상단이 꾸려져 막판 극적 타결을 이루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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