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겨울철 치질

입력 2012-11-12 07:31:58

화장실 속앓이 탈출 "저통증 수술 진작 할걸~"

기존 치핵절제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하고 회복 시간도 줄어드는 저통증 치질 수술법인
기존 치핵절제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하고 회복 시간도 줄어드는 저통증 치질 수술법인 'PPH'가 도입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병이라고도 불리는 치질은 전체 인구의 50%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흔한 질병이다. 치질은 흔히 남성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젊은층의 경우 오히려 여성 환자가 더 많다.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2006~2010년) 동안 인구 10만 명당 연령 및 성별 치질 진료 인원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대에서는 여성 환자가 평균 30% 이상 많았고 30, 40대도 여성이 평균 10%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에 유난히 수술 많아

20~40대 젊은 여성의 경우 불규칙한 식습관과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만성 변비, 임신으로 인한 자궁 크기의 변화 등으로 인해 남성보다 치질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치질로 고통받고 있지만 경제적 이유로 수술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방학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구병원에서 수술한 최근 3년간 가을과 겨울철 수술 통계를 비교해 보면 가을보다 겨울 수술이 훨씬 많았다. 가을철(9~11월) 수술은 2010년 월평균 398건, 2011년 468건, 2012년 430건이었다. 이에 비해 겨울철(12~2월) 수술은 2010년 521건, 2011년 578건, 2012년 650건에 이르러 매년 겨울철 수술이 늘고 있다.

치질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항문 안에는 혈관이 잘 발달된 부드럽지만 질긴 점막조직이 있어서 대변이 나올 때 항문내벽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를 '항문쿠션'(anal cushion)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 조직이 늘어나서 치질이 생길 수 있다. 아울러 항문관 내 직장 정맥에 압력이 가해져 생길 수 있는데 이는 겨울철에 특히 많다.

직장 정맥에 압력이 가해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춥다고 웅크리는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경우, 오래 서 있는 경우, 변비, 설사, 임신, 비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원인을 줄여주는 것이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치핵절제술, 통증 심하고 상처 커

치질 치료법에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 출혈만 있고 별다른 증상이 없는 1도 치질의 경우에는 좌욕, 식이요법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치핵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오는 2도 이상의 치질의 경우, 정도에 따라 치핵조직을 근본적으로 절제해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치질 수술법에는 ▷치핵절제술 ▷고무밴드결찰술 ▷주사경화요법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법은 치핵 조직을 잘라내고, 치질정맥과 절개된 부위를 봉합해주는 '치핵절제술'이다.

치핵절제술은 다른 수술법과는 달리 재발률이 낮고 치핵을 완벽하게 제거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경말단이 발달돼 있는 항문 주위에서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매우 심하고, 수술 후 상처 부위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회복에도 4~6주 정도의 비교적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환자들이 치질 수술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치질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저통증 치질수술법 선보여

최근 PPH라는 저통증 치질수술법이 이용되고 있다. 치핵절제술과 비슷하게 재발률도 낮으면서 수술 후 통증이 훨씬 줄어드는 장점을 갖고 있다. 2010년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도 훨씬 줄어들었다.

PPH는 '원형자동봉합기'를 이용한 치질 수술법이다. 1993년 이탈리아에서 개발돼 우리나라에는 2001년 소개됐고, 전 세계적으로 80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았다. PPH수술은 치핵조직을 절제할 뿐만 아니라, 늘어진 치핵 덩어리를 끌어올려 원래의 해부학적 위치로 되돌려놓는 치질의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기존 치핵절제술과는 달리 통증을 못 느끼는 부위에서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치유 기간 및 대장기능의 회복 기간이 짧고, 퇴원 후 사후 관리도 적은 것이 특징이다.

구병원 정진식 부원장(대장항문외과)은 "우리 병원에서는 PPH수술이 적합한 10%가량의 환자들이 이 수술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수술 후 환자의 만족도가 치핵절제술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라며 "기존 치핵절제술과는 수술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구병원 정진식 부원장 (대장항문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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