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조삼모사

입력 2012-11-12 07:33:23

창 밖 너머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일 년 중에 봄이 두 번 있는 것 같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꽃들이 피어나는 봄이 있고, 단풍이 꽃처럼 피어나는 가을봄이 있다. 가을이 되면 대부분 사람들이 우울해지고 기운이 빠지곤 하는데 울긋불긋 물든 낙엽을 바닥에 핀 가을꽃이라 생각하면 힘이 날 것이다.

최근 치석 제거가 보험이 된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은 후 정말 보험 적용이 되는지, 언제부터 시행되는지를 문의하는 환자분들이 가끔 있다. 현재는 잇몸치료를 동반한 치석 제거만 보험으로 적용하고 단순한 치석 제거는 보험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년 7월부터는 치석 제거만으로 치료가 종결되는 전악 치석 제거도 보험이 될 전망이다. 사실 치석 제거는 잇몸치료의 기본이 되기 때문에 보험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잇몸을 유지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치과에서 치석 제거를 공짜로 해주거나 100원 등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겨 치과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이용하곤 하였다.

일부 치과들의 이러한 마케팅 방법을 보고 있으면 한 일화가 생각난다.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에 저공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많은 수의 원숭이를 기르고 있었는데 먹이를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먹이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원숭이들에게 "앞으로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를 아침 세 개, 저녁 네 개로 제한하려는데 어찌 생각하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원숭이들은 한결같이 화를 내면서 그 정도로는 배가 고파 견딜 수 없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저공은 꾀를 내어 다시 이렇게 물었다.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는 것은 어떻겠느냐?" 그러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했다고 한다.

누구나 잘 아는 조삼모사의 일화이다. 전체 치료비는 특별한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은데도 특정 치료비를 비정상적인 가격이나 반값으로 한다는 식으로 광고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일부 치과가 조삼모사의 방법으로 환자들에게 치료를 권유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만약 어떤 회사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제품을 공짜나 100원 등의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한다고 하면 누구나 한 번 의심을 할 것이다. 할인행사기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중 정상 가격의 절반에 판매를 한다면 그 품질에 의문을 가질 것이다.

사실 이러한 비합리적인 가격이나 반값을 내세워 병원을 운영하는 형태는 다른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이러한 조삼모사의 마케팅 방법은 환자들을 우롱하는 것과 같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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