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인격 / 데이비드 데스테노'피에르카를로 발데솔로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
2008년 밸런타인데이 전날 밤, 매춘 반대운동의 기수였던 뉴욕 주지사 엘리엇 스피처는 자신의 이미지와 이력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렸다. 도덕과 청렴을 주 정부의 핵심 표어로 삼았고, 가족 붕괴를 우려했던 이 남자가 '조지 폭스'라는 이름으로 매춘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마크 맥과이어, 배리 본즈, 매리언 존스 같은 스포츠 영웅들이 약물 복용을 비난해놓고 나중에는 정작 자기들도 약물 복용에 연루된 사건도 유명하다.
인간은 거짓이나 사기, 위선과 같은 부정행위의 유혹에 쉽사리 흔들린다. 이해하기 어렵고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위선적인 행동들을 목격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이 책에서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들은 우리의 인격을 선과 악이라는 2가지 사고체계로 나눌 수 없으며, 인격은 가변적인 것으로 환경이나 상황이 조금만 바뀌어도 누구나 성인도 될 수 있고 죄인도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격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행동을 조정하려고 경쟁하는 서로 다른 정신체계라는 걸 인정한다면 인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대신 의지력에만 의존해서도 안 되며, 정신적 원칙에 바탕을 둔 특별한 기술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인격은 정신작용을 동반한 심리적 욕구로 이루어진 빛의 연속체라고 말한다. 기질, 문화, 그리고 주거지 환경의 차이에 따라, 장기 욕구와 단기 욕구를 잇는 연속선상에서 그의 행동이 저울의 어느 한 쪽으로 더 치우치는 성향이 있을 수도 있다. 빠르게 이동하는 저울의 눈금이 우리를 선과 악의 연속선상에서 새로운 색깔로 옮겨놓고 있는 것이다. 결국 겁쟁이와 영웅, 성인과 죄인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이해한다면 좀 더 인간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304쪽. 1만4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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