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삶 속에 흐르다] <3>사업의 핵심, 보

입력 2012-11-10 07:31:26

6개 보서 1만8천가구 1년치분 전력생산도 가능

구미보
구미보
파이핑 현상이 일어난 합천보.
파이핑 현상이 일어난 합천보.
부동침하가 발생한 달성보.
부동침하가 발생한 달성보.

낙동강에 들어선 '보'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이다. 대규모 준설과 함께 보를 건설해 낙동강 본류의 수위를 유지함으로써 홍수를 막고 가뭄을 극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소수력발전소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보를 활용해 주변 전체가 관광 명소가 되는 부수 효과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보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형 보에서 물을 방류할 때 강바닥이 파여 나가는 '세굴'이나 누수, 부등 침하 등 보의 안전성에 대한 경고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기우일 뿐…안전성 문제 없다

낙동강 대구경북 구간에 설치된 보는 모두 6곳이다. 인공적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가동보와 고정보가 설치됐고, 각각 1천100만~1천300만㎾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소수력 발전소가 건설됐다. 이는 1만8천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으로 4만7천t의 온실가스 감축과 126억원의 유류수입 대체효과를 얻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각 보는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강 주변 경관은 물론 대구, 구미, 칠곡 등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경관 디자인을 더해 예술적 가치까지 높였다.

논란이 된 보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일부 보강 공사는 필요하지만 보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국토해양부의 설명이다. 강바닥 암반층 위에 말뚝을 박아 건설했기 때문에 '세굴'이 진행돼도 구조물은 안전하다는 것.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생기며 흙과 물이 이동하는 파이핑 현상의 경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구멍이 크게 나타나며 평소에도 물이 쏟아져야하지만 그런 현상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구미보에서 손상된 수밀고무의 경우 주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한 유지 관리 부품이며 고무가 손상돼 물이 유입되더라도 수문 내부를 거쳐 하류로 유출되기 때문에 보의 안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15일부터 수문을 열고 수밀고무를 교체하는 등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칠곡보, 구미보 등에서 부등침하가 나타났다는 주장에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보와 같은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은 시공 시 콘크리트를 나누어 타설하고, 타설된 콘크리트 블록 간에 두께가 약간씩 다른 시공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이를 오인했다는 것이다. 또한 구미보와 칠곡보에서는 일부 물받이공이 사라졌지만 보수를 끝냈고,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물받이공 아래를 콘크리트로 채운 것을 보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토해양부는 세굴과 누수는 보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지만 장기적인 내구성과 미관 등을 고려해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에 발생한 균열은 콘크리트를 건조, 수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일 뿐, 허용범위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 국토해양부 4대강추진본부 관계자는 "올해 초 특별점검에서 세굴이나 누수 등의 문제를 점검했지만 보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보수'보강 공사를 거의 끝냈고, 보의 상'하류 강바닥과 바닥보호공은 음향측심기나 3차원 음향 영상탐지기를 활용해 수시로 확인하고 있지만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낙동강 대형보 안전성 논란

최근 준공된지 4개월이 된 낙동강 구미보에서 물이 새면서 논란이 일었다. 구미보의 콘크리트 기둥과 철제 수문 사이의 틈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물이 흘러나왔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수문에 부착한 수밀고무가 부분적으로 손상되면서 물이 샌 것으로 보와 수문의 안전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낙동강 보와 수문을 둘러싼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민관 합동 특별점검단은 지난 3월 낙동강 각 공구에서 준공 대비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달성보에서는 길이 200m, 폭 160m, 깊이 9.5m 규모의 세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절기에 콘크리트 공사가 진행되면서 일부 보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지천과 본류가 합류하는 지점에 설치된 하상유지공이 유실되거나 지천의 강바닥이 낮아지는 '역행침식'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행침식은 준설로 강바닥이 낮아지면서 지천이 본류로 합류하는 지점의 낙차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칠곡보, 구미보 등에서 부등침하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부등침하는 지반이 침식되면서 구조물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으로 구조물의 안전성과 직결된다. 물의 낙차로 인해 바닥이 파이는 것을 막기 위해 강바닥에 블록을 쌓거나 콘크리트로 시공하는 '물받이 공'도 유실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낙동강 보는 내구력이 10~15년인 보의 설계기법이 아니라 반영구적인 댐 설계 기준을 적용해야했다"며 "대부분의 보에서 모래가 유실되고 물이 새는 파이핑 현상이 나타나는데, 보가 전체적으로 주저앉거나 뒤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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