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외국어, 자연-수리 '당락' 가른다

입력 2012-11-09 10:49:26

EBS교재 연계 많았지만 중상위권에도 까다로워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8일 대구여고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시작 전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8일 대구여고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시작 전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8일 치러진 201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리와 외국어 영역이 작년 수능보다 상당히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출제당국이 작년에 어려웠던 영역은 쉽게, 쉬웠던 영역은 어렵게 내 영역별 만점자 1%를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예상과 달리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한 문제들이 특히 중상위권에게 까다로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리와 외국어 어려워

작년 수능의 영역별 만점자는 언어 0.28%, 수리 가 0.31%, 수리 나 0.97%, 외국어 2.67%였다. 올해 수능에서 언어는 어렵게 출제됐던 작년 수능보다는 쉬웠다고 분석됐다. 배점이 높은 고난이도 문제 경우도 대체로 EBS 연계 교재에서 출제돼 만점자 비율이 1%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남산고 이상욱 교사(국어)는 "비문학 제재들이 낯선 것이 아니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EBS교재 연계율도 평가원이 목표로 한 7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비문학 과학'기술 지문은 다소 까다롭게 변형 출제돼 올해 언어영역 고득점 여부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리와 외국어는 어렵게 출제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수능출제본부가 작년보다 쉽게 출제했다고 발표한 수리는 실제로는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리 가형을 본 이과 수험생들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더 어려웠다고 답했다. 작년 수능에서 만점자가 1%에 근접했던 수리 나형도 수리 가만큼은 아니지만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수리 가형은 다수의 문항이 새로운 유형으로 나와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수리 나형도 난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6월, 9월 모의평가에서 언어'수리 1등급, 외국어 2등급을 받은 이과 재수생 이모(20'여) 씨는 "수리 가는 EBS교재에서 연계가 많이 됐는데도 어려웠다.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지만 문제가 자주 막혔다"며 "작년 수능과 비교해 어려웠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웠다"고 했다.

외국어는 예측대로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다. EBS연계율 70% 정도를 보였으나 배점이 높은 고난도 문항이 EBS 비연계 문항으로 출제됐다. "EBS 체감연계율이 낮아 조금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의 응답이 많았다.

◆상위권도 변별력 가질 듯

만점자 비율과는 별도로 상위권의 변별력은 핵심 고난도 문항이 좌우한다. 이번 수능에서는 비교적 무난했던 언어 영역에서도 고난도 문항이 포함되는 등 출제당국이 변별력 확보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수리의 경우 지난해와 유형은 비슷한 문제가 많았지만 어려운 문제가 뒷부분에 집중 배치됐다. 대성학원 이영덕 이사는 "가, 나 형 공통문제인 30번이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으로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고난도"라며 "특히 가형의 경우 어려운 문항이 뒷부분에 많이 출제돼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많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난도 문항도 어렵게 나왔다"고 했다.

외국어는 빈칸 추론 문제와 문단 순서 배열 문제 등이 고난도였다. 작년 수능에서 외국어 영역 1등급을 받았다는 재수생 곽모(20) 씨는 "오늘 본 영역 가운데 외국어 영역이 가장 어려웠다"며 "특히 빈칸 추론 문제가 어려웠는데 전반적으로 9월 모의평가보다도 난이도가 높았다"고 했다.

입시기관 전문가들은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인문계의 경우 외국어영역, 자연계는 수리영역과 외국어영역 점수가 당락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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