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케미칼 구미 납품업체 300여억 못받아

입력 2012-11-07 11:17:53

500여개 영세업체 자금난 심각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 화학소재 기업인 웅진케미칼㈜ 구미공장에 원료'자재를 납품하고, 각종 설비 공사 등을 한 소규모 업체들이 납품 및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웅진케미칼 측은 이들 소규모 업체와의 계약자가 현재 법정관리 중인 웅진그룹 지주사 웅진홀딩스라는 이유로 책임을 미루고 있고, 웅진홀딩스 측은 법정관리 중이라며 결제를 외면하고 있다.

웅진케미칼 납품업체들에 따르면 웅진케미칼 구미공장은 기존 공장의 원료, 자재 구입은 물론 최근 아라미드 섬유, 필터사업 등에 새로운 공정을 설치하는 등 신규증설 공사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지역의 납품 및 설비 업체들로부터 납품 및 시공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구미를 중심으로 한 영세 납품업체들이 500개사에 육박하는데, 납품 및 시공 미결제 금액이 수 백개 업체에 300억원가량으로 관련 업체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관련업체가 많고 미결제 대금이 커 지역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웅진홀딩스는 부도(9월) 직전인 6~8월 발행한 어음에 대해 납품업체들에 대해 사전통보도 없이 2개월 연장하면서 지금까지 결제를 하지 않고 있다.

이들 납품업체들은 웅진홀딩스와 납품 계약을 맺었지만, 납품'작업 등은 웅진케미칼 직원의 지시를 받아 진행했기 때문에 당연히 웅진케미칼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미의 한 납품업체 대표 A씨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 신청을 앞둔 몇 개월 전부터 결제를 어음으로 지급하고 결제 연장한 것은 고의 부도나 다름없다. 납품과 설비 관련 일 등이 웅진케미칼에서 이뤄진 만큼 도의적으로도 웅진케미칼이 결제를 책임지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 B씨는 "10억원 이상이 미결제돼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결제 해결의 실마리가 없다면 납품한 장비 등에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 물리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웅진케미칼 관계자는 "웅진홀딩스가 구매대행을 해왔고, 납품업체들에게 지급해야 할 결제액은 웅진케미칼에서 웅진홀딩스로 이미 납부된 상태여서 웅진홀딩스 측에 빠른 지급을 독촉하고 있다"며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진 9월 이후 납품 건에 대해선 직접 결제를 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웅진케미칼 구미공장의 납품업체에 대한 미결제 금액과 업체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며, 채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회생절차 등을 통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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