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많은 삼성 "FA 관심 없다"

입력 2012-11-07 10:03:28

2005년 후 FA시장 손 떼…차세대 선수 체계적 육성

FA 자격을 얻은 삼성의 오른손 투수 정현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FA 자격을 얻은 삼성의 오른손 투수 정현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자유계약선수(FA) 무풍지대는 계속된다.'

한국야구위원회가 6일 2013년 FA 자격을 갖춘 선수를 공개하면서 각 구단의 스토브리그(겨울 전쟁)가 시작된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는 일찌감치 FA 무풍지대를 선언했다.

전력에 큰 보탬이 될 만한 대어급 선수가 없고, 최근 몇 년간 진행해 온 선수발굴과 육성을 통해 모자란 곳을 채워나가겠다는 방침을 올 스토브리그에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것이 이유다.

삼성은 과거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FA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했으나 최근 몇 년간은 소속 선수들의 외부 유출 방지에 집중하며 일찌감치 외부로 향한 시선을 거둬왔다. 2005년 심정수와 박진만을 현대(현 넥센)에서 거액을 주고 데려온 이후 FA시장에서 발을 뺀 삼성은 올해까지 FA를 통해 단 한 명의 외부선수도 영입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FA 자격을 갖춘 선수들을 끌어안으며 전력 누수를 막았고, 내부적으로는 2군 육성체제 강화 등을 통해 해마다 한두 명의 보석을 캐내 왔다.

최형우, 박석민 등을 중심 타자로 키워왔고 김상수, 이영욱, 배영섭, 정형식 등 야수는 물론 차우찬, 정인욱 등 차세대를 이끌 투수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왔다. 올해도 포수 이지영과 투수 심창민 등 새로운 유망주를 선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FA로 풀린 진갑용과 신명철, 강봉규 등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끌어안았고, 일본에서 복귀한 이승엽까지 한 지붕 속으로 불러들이는 등 신'구 짜임새를 갖추며 2년 연속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구단의 이런 방침은 올 스토브리그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은 불펜의 맏형 정현욱과도 원만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1996년 2차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정현욱은 1998년부터 올 시즌까지 422경기에 출전해 46승37패21세이브69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고 있다. 묵직한 직구에 날카로운 커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삼성의 허리를 받치며 '지키는 야구'의 큰 축을 담당했다.

변수는 일부 구단이 정현욱 영입에 적극성을 띠고 있고, 지난해 정대현과 이승호(이상 롯데)가 각각 36억원, 2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펜 자원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점이 정현욱과 삼성 간의 협상 테이블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팀에 이바지한 점 등을 고려해 정현욱과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요구조건이 구단 입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삼성의 팀원으로 3년 연속 우승을 향한 도전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 소속구단과의 계약 체결 교섭기간이 시작되는 10일부터 정현욱과 협상에 나설 예정인 삼성은 FA시장 조기철수로 번 시간을 20인의 보호선수 명단 작성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은 12일까지 신생구단으로 다음 시즌부터 리그에 참가하는 NC 다이노스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NC는 이로부터 3일 이내인 15일까지 각 구단에서 선수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한편 정현욱은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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