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심장부서 던진 '안철수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12-11-06 10:56:16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줄곧 소극적 자세를 취하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단일화 협상테이블에 전격 나섰다. 6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처음으로 논의하는 것이다.

이달 11일 이전엔 어떤 단일화 논의도 하지 않겠다던 안 후보가 거의 1주일 앞당겨 단일화 테이블에 앉은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안 후보는 5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 각자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 혁신에 합의하면 좋겠다. 그래야 정권교체를 위해 더 많은 국민의 뜻을 모아 갈 수 있다"며 "1+1을 3으로 만들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먼저 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9월 19일 출마 선언 이후 단일화와 관련,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해 온 탓에 '단일화 정치'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 안 후보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이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 내지 하락하고 문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등 거센 추격을 받는 과정에서 '단일화를 너무 질질 끈다'는 단일화 피로감까지 더해져 중도층 지지균열을 막기 위한 '신의 한 수'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단일화 제안을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야권의 전통적 기반인 호남 민심이 전체 야권 지지층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안 후보가 의식해 '절묘한 타이밍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호남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지지를 하겠지만 그 전에 '우리 편'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최근 안 후보와 문 후보의 호남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호남 민심을 끌어당기기 위해 광주 단일화 제안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강연에서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과제를 저 혼자 힘만으로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선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고, 거대한 기득권 장벽을 넘기 위해 단일화와 함께 새 정치를 향한 국민 연대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 등 '단일화 3원칙'도 내놨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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