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구조조정 확산, 취업시장 올보다 더 악화
내년에는 경기 부진과 구조조정 확산으로 고용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과 투자를 줄이면서 청년층의 구직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도 채용 축소
올해 국내 고용시장은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이례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내년부터는 기업들의 투자과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수는 2009년 마이너스를 보인 후 2010년 32만3천 명, 2011년 41만5천 명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치는 한국은행 43만 명, 한국고용정보원 38만5천 명으로 고용은 지난 몇 년 간 경기 부진에도 비교적 높은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3%대 초반 내지는 2%대로 추락하면서 저성장 속에 고용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신규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대기업들도 내년에는 신규 채용 축소가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9월 5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에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7.6%에 불과했다.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9.4%로 나타났다. 또 내년에 설비투자 확대를 계획 중인 기업의 비율은 15%로 전년(29.6%)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자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동안 미뤄왔던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대기업은 올 하반기 경기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세계 조선업계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업황 부진으로 사무기술직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포스코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이 B등급으로 떨어지면서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섰다. 또 순이익이 급감한 한국씨티은행도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다.
고용 비중이 큰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올해는 경제 사정이 고용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됐다"며 "내년에는 고용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고용이 확 줄어들고 자영업도 수익성 하락으로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층 구직난 심화
한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4.8%였던 2005~2007년에 취업자 수가 연간 평균 28만9천 명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내년도 경제성장률 감소는 곧바로 취업 감소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춘 데 이어 내년 전망치는 3.2%로 내놨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도 취업자 수가 28만 명 증가에 그쳐 올해 예상치인 43만 명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신규 고용의 90%가량을 유발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채용을 줄일 것"이라며 "이들 기업은 경기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20대 취업은 줄어들고 신규 고용의 대다수를 50대 재취업자가 차지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고용의 질'이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취업자 중 20대 청년층은 유일하게 감소했다. 20대 취업자는 인구 감소 효과를 제거해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만8천 명 줄어들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30대 취업자는 6만4천 명 늘었고 40대와 50대 취업자도 각각 6만1천 명, 6만2천 명 증가했다.
고용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자영업에 진출하면서 취업자 수가 늘어났지만 이들 대부분이 숙박, 음식업, 도'소매업 등 저부가가치 업종에 몰리고 있어 고용의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나게 되면 청년층은 더 나은 일자리를 얻기 전까지 취업 준비 상태에 있게 되고 결국 젊은 층의 구직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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