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도 넘긴다" 이승엽의 새로운 꿈

입력 2012-11-05 10:05:51

아시아시리즈 결성서 만날 듯, 일본 친정팀과 '섭섭한 결별'

일본 무대를 접고 복귀한 첫 해,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MVP에 오른 이승엽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이승엽은 8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시리즈 정상 정복을 위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여매고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일본시리즈를 제패,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하게 되면서 이승엽은 한때 영욕을 가져다줬던 요미우리를 상대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2년 연속 아시아시리즈 제패를 위해 최강의 전력을 꾸릴 것이고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이승엽은 우리 팀의 핵심선수다. 이승엽이 무릎이 좋지 못하지만, 무리가 따르지 않는 한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해 또 한 번의 우승을 향해 뛰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과 요미우리는 서로 다른 조에 편성돼 결승에서 맞대결할 전망이다. 삼성은 차이나스타(중국), 라미고 몽키스(대만), 요미우리는 롯데(한국), 퍼스 히트(호주)와 한 조에 편성돼 이변이 없는 한 각 조 1위로 결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요미우리가 결승에서 만나면 한'일간의 자존심 대결 못지않게 이승엽과 요미우리의 대결이 흥미를 끌 전망이다.

국내에서 5차례 홈런왕을 차지한 이승엽은 2003년 한 시즌 56홈런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지바 롯데에 입단한 이승엽은 2005년 30홈런, 82타점으로 일본 무대서의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듬해 일본 최고의 명문구단 요미우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06년 143경기에서 41홈런에 108타점, 타율 0.323를 기록 한 뒤 일본 최고의 몸값을 받고 요미우리와 4년 재계약했다.

그러나 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의 화려함은 잠시였다. 이승엽은 2007년 137경기에서 30홈런, 74타점, 타율 0.274로 주춤했고 2008년부터는 무릎, 손가락 부상 등으로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우승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에 요미우리는 2010년을 끝으로 결별을 선언했고, 이승엽은 자존심을 구긴 채 요미우리 유니폼을 벗었다. 이승엽은 재기를 노리며 오릭스에 입단했지만 평범한 성적에 머물렀고 그해 12월 일본무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친정 삼성이 내민 손을 잡았다.

8년간의 일본 생활. 특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요미우리에서의 만족스럽지 못한 끝맺음은 이승엽에게 큰 상처였다.

그러나 국내무대로 돌아온 첫해, 이승엽은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삼성의 정규시즌(타율 0.307, 21홈런 85타점) 우승과 한국시리즈(타율 0.348, 1홈런 7타점) 제패에 힘을 보탰다.

이승엽은 이제 한국 최고 팀의 대표 타자로 자신이 몸담았던 일본프로야구 최고 팀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리게 됐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빼앗긴 챔피언 트로피에 도전한다. 요미우리는 올 시즌 10승 투수 4명을 배출하며 평균자책점(2.16) 1위를 기록, 마운드의 탄탄한 힘을 자랑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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