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접종 하셨죠?

입력 2012-11-05 07:47:04

독한 감기겠지, 방심하면 큰 코 다쳐

*38도 넘는 고열에 근육통 심해

*천식'당뇨 등 만성질환 악화

*소아는 열나도 해열제 금물

흔히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반 감기와는 전혀 다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유행성 열성 호흡기질환'이다. 독감바이러스는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뉘며, 각 형마다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실제로는 수많은 종류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열과 근육통 동반한 전신증상, 독감

우리나라에서는 날씨가 춥고 건조한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1~3일간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자기 38℃가 넘는 고열에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며 두통, 근육통 등이 심하고 눈이 시리고 아픈 등의 온몸 증상이 나타난다.

독감에 걸리면 기관지 손상을 받고, 2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만약 독감이 회복될 즈음에 다시 열이 나고 기침, 누런 가래가 생기면 폐렴을 의심해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합병증으로 세균성 폐렴, 탈수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천식, 당뇨 등 이미 앓고 있던 만성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독감은 일반 감기나 폐렴처럼 항생제 치료는 효과가 없다. 대신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데, 증상 발생 뒤 48시간 내에 투여하면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독감에 해열제는 삼가야

독감에 걸려 몸에 열이 나는 것은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는 데 필요한 생리현상이다. 극심한 경우가 아니면 해열제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독감 증상이 있는 소아의 경우, 아무리 열이 나더라도 전문의 소견 없이 아스피린을 함부로 투여해서는 안 된다. 간혹 일부에서 '라이씨 증후군'(Rye syndrome)이라는 간부전증(간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을 일으키는 치명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을 접종했어도 100%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70~90%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접종을 해야 한다. 생후 6개월 이하인 아기는 접종 효과가 미미한 대신 부작용으로 발열이 흔하므로 접종받지 않는 게 낫다. 임신부는 4주 뒤부터 맞을 수 있다.

[독감 Q & A]

1. 독감 한 번 걸리면 다시 걸리지 않는다?

아니다. 독감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 종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걸렸다고 면역력이 생겨서 다시는 걸리지 않는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2.예방접종을 하면 바로 예방력이 생긴다?

아니다. 예방접종 후 항체가 생기기까지 약 4주의 시간이 걸린다. 접종을 했다고 해서 바로 예방력이 생긴다는 것은 오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독감이 유행하기 한두 달 전인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예방접종을 해야 유행 시기에 방어력을 갖게 된다.

3. 예방접종은 부작용 위험이 크다?

아니다. 물론 예방접종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독감 백신의 경우 부작용이 경미해서 비교적 안전하게 맞을 수 있는 대표적인 백신 중 하나다. 다만 백신을 달걀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달걀에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은 접종을 하면 안 된다.

4. 임신부는 예방접종 하면 안 된다?

아니다. 임신부는 고위험군으로 독감에 걸릴 경우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고,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우선적으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다만 주사로 맞는 사백신을 접종해야 하고, 코에 뿌리는 생백신은 접종하지 않는다.

5. 독감에 걸리면 꼭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

아니다. 일반적인 계절적 독감의 경우, 건강한 젊은 성인이라면 대부분 저절로 회복된다. 꼭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소아나 노인, 심장이나 폐질환을 포함한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화된 환자들, 임산부들의 경우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이나 사망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더 높다.

따라서 이러한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 맞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심한 독감이거나 폐렴 같은 합병증이 동반됐을 때 항바이러스제를 우선 고려하게 된다.

권현희 대구가톨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한용태 건강증진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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