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7이닝 동안 1피안타 짠물 피칭 "역시 다승왕"

입력 2012-11-02 10:25:34

KS시리즈 6차전 SK에 7대0, 공수 선봉장 이승엽 맹활약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K를 7대0으로 물리치고 시리즈 성적 4승2패로 우승한 삼성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K를 7대0으로 물리치고 시리즈 성적 4승2패로 우승한 삼성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삼성 선수들이 시상식 후 류중일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성일권기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삼성 선수들이 시상식 후 류중일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성일권기자

1일 서울 잠실야구장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둔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얼굴엔 비장함이 넘쳤다. 시리즈를 끝내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러나 평소 모습과 다른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박석민이었다. 어느 선수보다 쾌활했던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졌다. 5차전까지 14타수 1안타, 1타점, 타율 0.071. 볼넷 3개를 얻어냈지만, 삼진을 6개나 당했다. 5차전에서는 4번에서 6번으로 강등됐다. 팀이 우승하더라도 그는 거짓 웃음을 보여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박석민은 이날 1대0으로 앞선 4회, 주자를 1루에 두고 팀 우승을 결정짓는 한 방을 터뜨렸다. SK 선발 마리오의 3구째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투런포였다.

박석민은 비로소 웃었고, 동료는 그의 축포에 맞춰 아껴뒀던 호쾌한 타격으로 SK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삼성은 이로써 모두가 승리에 기여하며 다 함께 웃으며 한국시리즈를 마감했다.

◆믿음직한 선발 듀오

선발투수 윤성환과 장원삼의 호투가 빛났다. 윤성환은 1'5차전 선발로 나서 모두 승리를 챙기며 삼성을 유리한 고지로 이끌었고, 장원삼은 2'6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삼성의 연승을 이끌었다. 제1선발 윤성환은 1차전서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삼성의 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2승2패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뒤 5차전서 6이닝 1실점의 완벽투로 연패를 끊어내며 팀을 우승 문턱에 올려놨다. 시리즈 2경기에서 11⅓이닝 9피안타 2실점(1자책점)에 평균자책점은 0.79를 기록했다.

다승왕 장원삼 역시 2차전을 승리로 이끈 데 이어 6차전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짠물 피칭'으로 대반격을 노린 SK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13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했다.

◆막강 불펜의 힘

불펜의 기둥 안지만은 3차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5차전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아내며 '지키는 야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안지만은 5차전에서 2대1로 간신히 앞서가던 7회 무사 1, 2루 위기서 마운드에 올라 김강민과 박진만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대타 이재원마저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불을 껐다. 3차전에서 홈런을 얻어맞는 등 4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팀이 필요한 순간 제 몫을 다해줬다. 오승환 역시 1'5차전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팀의 승리를 지켰고, 6차전에서는 팀이 크게 이기고 있었지만 무실점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 최강 불펜을 완성했다. 특히 5차전에서 2대1로 앞선 9회 최정에게 3루타를 내주며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특유의 '돌직구'로 위기를 벗어나며 '끝판대장'의 명성을 한국시리즈서도 떨쳤다.

◆호쾌한 공격력

지난해 신인왕 배영섭은 시즌 내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한국시리즈서 폭발적인 타격감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22타수 9안타 타율 0.409. 배영섭이 공격의 활로를 열어줘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9년 만에 국내무대로 돌아온 이승엽도 1차전에서 2점짜리 선제 결승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끄는 등 시리즈 내내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5차전에서는 몸을 날려 실점을 막는 등 공수에서 후배들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23타수 8안타 타율 0.348에 7타점으로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홈런왕의 체면을 구긴 시즌을 보낸 최형우도 한국시리즈서는 달랐다. 2차전에서 만루포로, 3차전에서는 3점 홈런을 뽑아내는 등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9타점을 책임지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정형식'박한이'조동찬'진갑용'이지영'김상수 등도 자신의 몫을 완수하며 삼성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에 힘을 보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