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논술대비 어떻게
수능시험(11월 8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에겐 한 시간 한 시간이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아까운 시기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시험은 인생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만큼 수험생, 학부모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수능시험이 끝난다고 해도 해방감을 만끽하긴 이르다. 정시모집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다 그 사이 또 다른 관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 논술 전형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논술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이미 논술시험을 실시한 대학도 있지만 수능시험 후 논술시험을 치르는 대학이 더 많다. 그렇다고 논술시험 준비에만 매달리기도 어렵다. 중'상위권 대학일수록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탓에 수능시험 공부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남은 기간 논술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아봤다.
◆논술, 또 하나의 벽
201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 시험을 치르는 대학은 32개교다. 논술 시험을 치르는 일반전형은 선발 규모가 전체 모집 정원의 20%를 넘는 대학들도 많을 정도로 수시모집 준비에서 논술 시험의 비중은 아주 크다. 특히 논술 시험을 치르는 전형에서는 논술 시험이 당락을 좌우한다.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수험생들이 마음을 놓긴 이르다. 수능시험 이후 수시모집 2차에서 논술 시험을 시행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 고려대 경우 전체 모집 정원의 37%인 1천351명을 선발하는데 우선선발은 학생부 20%, 논술시험 80%를 반영해 모집 정원의 60%를 뽑는다. 나머지 40%는 학생부와 논술 시험을 절반씩 반영해 선발한다.
우선선발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상당히 높다. 성균관대는 전체 모집정원의 33%인 1천192명을 모집하는데 우선선발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상당히 높다. 중앙대와 한양대, 한국외대의 우선선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에만 들어도 우선선발에서 합격할 가능성이 커진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안에 든다면 우선선발의 경쟁률이 높다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는 수험생이 많지 않아 실질 경쟁률은 낮기 때문이다.
논술 시험을 치르는 일반전형의 선발 비율은 여전히 각 대학의 다른 전형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논술 시험을 반영하는 선발 인원이 고려대는 37%, 서강대 33%, 경희대 30%, 성균관대 34%, 중앙대 35%를 차지한다. 고려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는 수시 일반전형 중 우선선발에서 논술 시험 비중이 아주 높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이 다소 처진다고 미리 낙담할 필요가 없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국정감사에서도 수도권 주요 대학의 대입 전형에서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이 높지 않다는 언급이 나왔다. 민주통합당 유기홍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논술 시험을 치르는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는 내신성적의 비중이 상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일반전형 우선선발 경우 내신성적 1등급으로 만점을 받으면 27점, 9등급으로 기본 점수를 얻는다면 10.86점으로 점수 폭은 16.14점에 그쳤다. 서강대 논술전형 우선선발과 한양대 일반우수자 우선선발 경우 1등급과 9등급 수험생이 얻는 점수의 폭은 더욱 좁았다. 서강대 경우 4점, 한양대는 1.7점에 불과했다. 유 의원은 "각 전형의 학생부의 명목상 반영 비율이 고려대 20%, 서강대 15%, 한양대 20%지만 실질 반영 비율은 18.74%, 5.4%, 2.37%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수시모집 논술 시험 중심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은 학생부 성적이 다소 불리하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수능시험, 논술 시험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다"며 "각 대학의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해당 대학의 논술 시험 기출문제와 해설, 채점 기준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논술 예상 출제 경향과 대비 전략은
논술(論述)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것에 대한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다'이다. 실제 과거 논술 시험은 어떤 상황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는 글쓰기 시험이었으나 현행 입시에서의 논술 시험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또 출제 범위가 넓고 대학별, 영역별 문제 유형도 제각각이다.
자연계열 논술 시험은 수학·과학 문제 풀이 시험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답안 작성 때 유기적인 연결을 위해 약간의 글쓰기 능력이 요구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학과 과학 문제를 풀어 해결 과정과 답을 명확하게 구하는 실력이다. 현재 논술 시험에선 일상 생활과 관련된 지문과 수식을 바탕으로 문제가 출제된다. 고교 교과 과정 속 기본 원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수학적 유도와 과학적 추론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문계열 논술 경우 자연계열 논술보다 정도가 덜하기는 하지만 과거처럼 의견을 피력하는 시험과는 분명 다르다. 주어진 논제와 제시문 분석을 통해 출제 의도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답'을 도출해야 한다. 과거의 '답이 없는 논술'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심지어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수리논술을 출제하기도 하고 외국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제시문이 영어로 된 경우도 있다.
주요 상위권 대학의 논술 문제를 살펴보면 인문계열 경우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2개 이상의 글 또는 자료를 읽고 주어진 논제에 대해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하지만 지문의 양이 워낙 길고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논술 전형 합격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인문 사회 분야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과 제한된 시간에 지문을 해석하고 논리를 전개, 추리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또 인문계열에서 과학적 사고와 수리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교과서에 수록된 과학적 사례를 충실히 소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논술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연계열 경우 학교의 교과 수업과 수능시험 준비를 통해 기본적인 준비가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고 객관식이 아니라 해결 과정까지 써야 하는 주관식 서술 시험이어서 기출 문제를 통한 답안 작성 연습이 필수다.
인문계열 논술은 자연계열과 달리 언어영역의 지문 독해와 사회탐구 공부가 논술 준비에 어느 정도 도움은 주지만 논리적인 글쓰기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시간을 내 준비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논술 전형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 학습 시간의 일부를 논술에 할애하고 기출 문제를 활용해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성학원 윤일현 진학실장은 "논술은 암기 과목과 달리 벼락치기로 실력이 금세 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적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인문계열 논술은 자신이 쓴 글을 학교 교사를 통해 첨삭을 받아 수정, 보완하고 필요에 따라 친구들이 쓴 글과 서로 비교해보고 장·단점을 파악해 보는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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