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살려놓은 '황금은어축제' 군의회 반대 사라질 위기

입력 2012-10-26 07:11:29

토종 은어 복원사업도 위기…축제 추진위와 갈등 불가피

14년간 이어온 영덕군의 대표축제인 '영덕 황금은어축제'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덕군의회가 올해 은어양식장 운영 지원 예산을 전액 반납한 데 이어 내년도 은어 양식 지원 예산까지 또다시 삭감하면서 주민들이 축제 중단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덕군의회는 최근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내년 영덕 은어 운영 예산 4억5천7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군의회는 지난해에도 은어 양식과 축제 예산으로 지원받은 국'도비 등 17억5천만원을 폐수 발생과 축제 투명성 미비 등을 이유로 반납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은어축제는 군의 예비비 9천만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뒤 외지에서 은어를 구매, 축제를 진행해 '혈세 낭비' '반쪽 축제'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영덕 황금은어축제 준비위원회 오영한 위원장은 "군의회가 예산안을 부결시키는 바람에 무산될 뻔한 축제를 주민들이 겨우 살렸는데, 올해 역시 예산을 없애버리면 축제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제뿐만 아니라 영덕 토종은어 복원 사업도 벽에 부닥쳤다. 군의회가 삭감한 내년 은어 관련 예산 대부분은 치어사업과 인건비, 양식사료비, 항생제 검사비, 시설유지비 등 은어 양식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다. 여기에는 영덕 황금은어 종묘발안사업과 치어방류사업도 포함돼 있다. 축제준비위는 최근 군의회에 축제 개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지만 군의회는 "군의원 전체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덕군 관계자는 "영덕 은어를 살리려면 늦어도 지난달에는 채란과 수정작업을 해야 했는데 이미 늦었다"며 "은어축제를 추진하는 준비위마저 영덕 은어 없이 외지에서 사온 은어로 치르는 은어축제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은어축제는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덕군의회 측은 "영덕 황금은어가 복원돼야 한다는 건 공감하지만 양식장 운영 등을 둘러싸고 의원들 간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축제를 개최할 기반이 될 양식장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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