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46세 젊은 나이의 아버지는 어린 딸들과 여리고 힘없는 여인을 세상에 덩그러니 두고 이 세상을 떠나셨다. 그때 엄마 나이 38세. 지금 나보다 훨씬 젊으신 나이에 미망인이 되어 세상이 주는 온갖 서러움, 온갖 아픔 다 겪으시며 어린 우리들 다칠세라 뒤처질세라 뭐하나 부족할세라, 채워주심에 파란 청춘 다 바치신 엄마였다. 이제 빛바랜 흑백 사진마냥 추억으로 살아가는 할머니가 되셨다. 한 번씩 여쭤본다.
"엄마, 아부지 보고 싶고 그립지 않아?"
"그립긴 뭐가 그립노. 영감탱이, 뭐시 그키 바빠서"라며 말문을 닫으신다.
왜 그립지 않으실까! 뼈가 녹을 만큼 그립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 앞에서 절대 냉정을 고집하신다. 이제 그 속마음 표현하셔도 괜찮으신데.
올해 초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시작한 대학공부를 마친 나에게 금일봉을 주셨다. 다친 손이기에 늘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한 획 한 획 잔 곡선이 선연한 문장들. '착한 우리 딸, 졸업 축하한다.'아직도 난 그 봉투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늘 엄마의 따뜻한 정이 담겨있는 금일봉 봉투는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오늘도 그 봉투를 꺼내 보다 엄마생각을 한다. 엄마! 오래 오래 건강하고 즐겁게 사세요.
엄마만큼 훌륭한 엄마가 되는 건 어렵고 엄마 명성에 버금가는 훌륭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해요 엄마.
김창희(대구 수성구 범어3동)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