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쿠폰" 신천시장의 웃음

입력 2012-10-25 10:05:30

청운신협 '쿠폰제' 도입, 모아오면 상품으로 교환

신천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쿠폰을 발행한 청운신협이 신천시장에서 쿠폰을 상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청운신협 제공
신천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쿠폰을 발행한 청운신협이 신천시장에서 쿠폰을 상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청운신협 제공

청운신협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시장 쿠폰제가 시장 상인들과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청운신협은 올 9월 말 본점 인근에 있는 '신천시장 살리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신천시장에 있는 상가 75곳에 7만5천장(상가당 1천장)의 쿠폰을 배부했다. 쿠폰은 상가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공되며 청운신협은 고객이 모은 쿠폰을 상품(다섯장=주방 세제, 열장=세탁제)으로 바꿔 준다. 청운신협은 신천시장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매주 화'목요일 신천시장에 부스를 설치해 쿠폰과 상품을 교환해 주고 있다.

시장 쿠폰제는 시행 한 달 만에 입소문을 타며 이달 23일 현재 1만 장의 쿠폰이 회수 되었으며 청운신협이 쿠폰과 교환해 준 상품도 2천여 개에 육박했다.

시장 쿠폰제에 대한 시장 상인들과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신천시장에서 식육점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시장 쿠폰제 시행 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 처음에는 쿠폰을 주면 무슨 용도인지 몰라 일일히 설명을 해 주었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쿠폰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천시장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신미영(32) 씨는 "콩나물 1천원어치를 사도 쿠폰 1장을 받을 수 있는데 한 번 장을 보러 나오면 쿠폰 5장은 쉽게 모으고 이를 상품으로 교환하면 반찬값은 빠진다.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싸고 인심도 넉넉해 앞으로 시장을 많이 애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시장 쿠폰제가 인기를 끌자 청운신협은 이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운신협 최병렬 기획팀장은 "처음에는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상인들이 온누리상품권보다 현금을 선호해 시장 쿠폰제를 시행하게 됐다. 사회공헌 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성과가 좋아 남부시장과 수성시장, 목련시장을 끼고 있는 남부지점과 수성지점, 지산지점에서도 시장 쿠폰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 쿠폰제는 전통시장 살리기 방안의 하나로 주목받지만 온누리상품권은 공공연하게 불법 유통되고 있다.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의 경우 액면가보다 싸게 구입해 이를 현금으로 유통하는 '깡'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5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안민석 국회의원(민주통합당)은 "시장경영진흥원과 금융결제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9월부터 올 9월까지 회수된 온누리상품권 가운데 24.5%가 깡 형태로 유통된 의혹이 있다. 이는 전체 상품권 회수액 4천430억원 중 1천87억원이 깡에 악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장흥섭 경북대 지역시장연구소 소장은 "온누리상품권 제도가 좋은 뜻에서 도입되었지만 운용하는 과정에서 '현금깡'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새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장 쿠폰제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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