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실 여사(81·미국 거주)가 23일 대구가톨릭대학교를 방문해 '황은실 여사를 통해 본 안중근 의사의 일생'이란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학생회 간부, ROTC 대표 학생, 안중근 의사 유적지탐방 학생, 역사교육과 학생, 안 의사에 관심이 많은 대구지역 초등학생 등 60여명이 참석해 안 의사의 애국애족정신을 되새겼다.
황 여사는 안 의사의 장녀인 안현생 여사(1902~1959)의 둘째딸로, 안현생 여사가 1953~1956년 대구가톨릭대학교의 전신인 효성여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불문학을 가르칠 당시 대구에서 잠시 살았으며, 1956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60년 가까이 외국생활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미국에서의 안 의사 선양 활동, 안 의사 시신 발굴, 안 의사의 신앙생활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체육교육과 4학년 정길영 씨(22)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 가족의 삶이 어떠했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황 여사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일본인 교사가 '외할아버지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어 대답을 못했다"며, "그 교사가 '너의 외할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셨다' 말을 했다. 그 때 외할아버지가 일본인한테도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쟁 당시 피난생활을 하던 중에 북한 인민군이 안 의사의 딸이 사는 곳이라며 집에 쌀 한 가마를 들고 온 일이 있었다는 일화도 전했다.
황 여사는 "지난주 중국 하얼빈(哈爾濱)역 의거 현장을 방문했을 때 외할아버지를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여사는 "60년이라는 긴 세월을 외국에서 살면서도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다'는 생각을 잊지 않았고, '큰일'을 하신 분의 후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해왔다"고 밝혔다.
끝으로 황 여사는 "외할아버지는 제 개인의 외할아버지라기보다 국민이 존경하는, 우리 모두의 할아버지로 느낀다"고 전했다.
간담회를 주관한 이경규 안중근연구소장(역사교육과 교수)는 "안 의사는 몸을 죽여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였으며,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여 민족정기를 드높이신 분이다. 오늘 안 의사 후손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 분의 숭고한 뜻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황 여사는 이날 오전 대구가톨릭대학교에 조성된 안중근연구소와 기념관을 방문해 안 의사의 유물을 살펴보았고, 안 의사의 동상과 추모비 앞에서 추념의 시간을 가졌다.
뉴미디어부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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