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현수막 안보이네~…대구 구·군 '철거 전쟁' 일주일 새 70% 줄어

입력 2012-10-23 11:15:20

불법 현수막이 대구시내를 점령하고 있다는 보도(본지 15~19일 1'3면)를 계기로 대구시와 각 구'군청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임에 따라 불법 현수막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기관이 불법 현수막과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불법 현수막을 막무가내로 내걸고 있던 광고대행사들의 행태가 바뀌었다는 게 구'군청의 공통된 분석이다.

대구시와 구'군청에 따르면 16일 대구시가 불법 현수막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단속에 적극 나선 이후 불법 현수막이 7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 대구시가 광고대행사에 불법 현수막이 보이는 즉시 과태료 부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경고성 공문을 보낸 데 이어 구'군청이 합심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구 동구청 경우 하루 200건이 넘던 불법 현수막이 17일부터 50건 아래로 뚝 떨어졌다. 동구청 광고물관리팀 관계자는 "밤낮 가리지 않고 내걸리던 불법 현수막이 이젠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대구시가 강력한 단속 의지를 내보인 뒤 첫 주말인 20, 21일에도 일부 게릴라식 현수막이 눈에 띄었을 뿐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올 들어 대구시내에서 가장 많은 불법 현수막 철거 실적을 올렸던 북구청도 마찬가지. 북구청은 단속 직후인 16일부터 불법 현수막 게시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북구청 광고물관리팀 관계자는 "평일 100건 가까이 철거했던 것과 달리 17일의 경우 34건에 그쳤다"며 "이런 추세라면 한 달 평균 3천 건에 이르던 불법 현수막 철거 실적이 1천 건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구'군청 단속반은 특히 불법 현수막의 주범으로 꼽히던 아파트 분양 광고 현수막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북구청 경우 지난 1주일 동안 철거한 불법 현수막 중 아파트 분양 광고 현수막은 수성구 범어동 한 아파트 관련 불법 현수막이 유일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소나기는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생각보다 소나기가 길어질 것 같다는 분위기가 업계에 퍼지고 있다"며 "합법적인 창구를 통해 홍보하는 방식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도시디자인총괄본부는 불법 현수막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지 1주일 후인 23일까지 구'군청의 불법 현수막 철거 실적을 보고받기로 했다. 안철민 대구시 도시디자인총괄본부 총괄팀장은 "아직 실적을 합산하지 못한 곳이 있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동구와 수성구 등에서는 불법 현수막이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행정안전부에 대규모 불법 현수막과 벽보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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