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분짜리 정통 바그너 오페라, 국내 첫 원어공연 어떨까

입력 2012-10-23 07:01:50

독일 칼스루 국립극장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무대

연출을 맡은 아킴 토어발트
연출을 맡은 아킴 토어발트

독일 칼스루 국립극장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무대

대구오페라축제 25, 27일

내년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좀처럼 보기 어려운 바그너 오페라가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를 통해 소개된다. 25일 오후 7시 30분과 27일 오후 3시 두 차례에 걸쳐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 공연되는 것.

바그너는 바그네리안(Wagnerian'바그너 추종자)이란 마니아들을 탄생시킬 만큼 음악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작곡가다. 하지만 워낙 고난도의 작곡 기법을 사용해 국내에서는 그의 작품이 통틀어 여섯 번 정도밖에 공연되지 않았으며 원어로 공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바그너의 본고장인 독일의 칼스루에 국립극장팀이 맡아 정통 바그너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바그너 오페라 중에서도 '입문용'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내용과 노래가 낭만적인데다 바그너 오페라가 4, 5시간을 넘어서는 긴 공연시간을 가진 작품이 대다수인 것과 비교해 공연 시간이 가장 짧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영원히 바다를 떠돌아야 하지만 7년에 한 번 상륙해 진정한 사랑을 찾으면 저주가 풀리는 운명을 가진 네덜란드인의 배에 얽힌 전설을 토대로 한다. 네덜란드인의 재산에 현혹된 달란트는 자신의 딸 젠타를 소개시켜 주기로 하고 둘은 서로를 보는 순간 운명임을 확신하며 사랑에 빠져든다. 하지만 젠타의 연인인 에릭은 예전처럼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애원하고, 이 모습을 본 네덜란드인은 '구원은 사라졌다'고 외치며 다시 유령선을 몰고 영원한 저주의 바다로 나아간다. 오해를 받은 젠타는 절벽에서 '나는 죽을 때까지 당신에게 충실할 것'이라며 바다에 몸을 던지자 마침내 저주가 풀리며 두 사람의 영혼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줄거리다.

연출을 맡은 칼스루에 국립극장장 아킴 토어발트(Achim Thorwald)는 "가장 바그너다운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이 때문에 그의 작곡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 2시간 10분 동안 인터미션 없이 공연한다. 아킴은 "관객들이 기본적인 줄거리를 공부하고 감상을 하면 더욱 좋겠다"고 당부했다. 독일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무대 바닥을 공중으로 들어 올려 여러 공간을 창조하는 등 독창적인 무대 기술도 선보인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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