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훼손 마세요"…백두대간·9정맥 오른 등산 마니아
"건강을 챙기기 위해 산을 찾는 것은 좋지만 샛길을 내거나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려 산을 오염시키는 행위는 제발 말아주세요."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100대 명산 등정, 백두대간 및 9정맥 완주, 경북 도경계 완주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칠곡에 사는 산 마니아 서둘여(50) 씨. 그녀가 20여 년 동안 칠곡 함지산 환경 지킴이 활동을 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함지산을 찾아 환경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칠곡 1지구에 사는 그녀는 함지산에 올 때면 항상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챙겨 등산로 입구인 운암지 주변은 물론 함지산성, 망일봉 등 등산로 주변의 담배꽁초나 페트병, 휴지 등 각종 쓰레기를 줍는다. 함지산은 조야동, 서변동, 노곡동, 관음동, 태전동, 국우동의 중간 지대에 위치한 해발 287m의 작은 산이지만 하루 수천 명이 찾는 강북주민들의 건강 지킴이 산이다.
"20년 전 함지산에는 등산로 몇 개만 개설돼 있었어요. 하지만 수년 전부터 운암지에서 국우터널까지 빙 둘러 산 어귀 곳곳에 정상으로 향하는 샛길이 많이 생겨 자연이 크게 훼손됐지요."
그녀는 아침을 먹고 오전 9시부터 3시간가량 함지산 정화활동을 벌이는데 한번 나서면 적게는 5ℓ, 많게는 10ℓ짜리 쓰레기봉투 한 봉지를 가득 채운다.
그녀는 함지산 산행객들에게도 환경보호의식을 깨우쳐주고 있다. 산에서 라디오 볼륨을 크게 틀고 다니거나 담배를 피우면 볼륨을 낮추고 담뱃불을 꺼줄 것을 부탁한다. 또 도토리를 줍거나 산나물 채취를 하면 삼가줄 것을 당부한다. 특히 그녀는 함지산에서 도덕산으로 가는 산길에 굉음을 내는 산악오토바이들의 질주가 잦아 산행객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함지산 이외에도 소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관음동 명봉산도 한 번씩 찾아 등산로 주변 자연정화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산에 오르면서 산 마니아가 됐다. 백두산, 중국 황산, 일본 아소산, 동남아 최고봉인 코타키나발루 등 해외 등정도 했다.
"올해 마친 경북 도계 탐사산행이 가장 보람 있었어요. 경계지점을 따라 산도 오르고 마을과 들길도 지나고 강도 건너고요. 표고의 등락이 심해 백두대간보다 힘들기도 했지만 경계 지점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지형들이 신기하기만 했어요."
그녀는 2009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 6개월 만에 경북 도경계 탐사산행을 마쳤다. 울진 고포에서 출발해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남도 경계를 지나 울산 지경까지 경계 673.2㎞를 걷는 대탐사였다. 그녀는 도경계 37구간을 끊어 매회 20㎞가량 강행군 끝에 완주했다.
칠곡에서 가장 오래된 20년 역사의 관음여성산악회 설립을 주도한 그녀는 현재 산행대장으로 회원 160여 명의 안전산행을 돕고 있다. 관음여성산악회는 분기별 1회 칠곡 주변 자연정화활동과 매년 두 차례 팔거천 주변 정화활동도 펴고 매년 11월에는 떡국 바자회를 개최해 마련한 성금을 선린복지관에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12년째 대구 북구여성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운암지에서 매년 네 차례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 지역민에게 음악선율도 선사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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