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대로 돼 가고 있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 라이온즈가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 혈투를 지켜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22일 오후 6시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어느 팀이 승리하든 간에 만신창이가 돼 올라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힘을 소진한 파트너를 맞는 삼성으로선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삼성이 가장 바랐던 시나리오대로 플레이오프가 흘러가고 있는 것. 류중일 감독은 "SK든, 롯데든 어느 팀이든 상관없다. 그러나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간다면 한결 수월할 것이다"고 말해왔다.
삼성은 체력적인 면에서 절대 유리하다. 삼성은 이달 6일 정규 시즌이 끝난 뒤 보름 이상 휴식과 훈련을 하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반면 최종 승부까지 가게 된 SK와 롯데는 피 말리는 승부에 지칠 대로 지쳤다. 특히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서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짓는다고 해도 피로를 풀 시간은 단 하루밖에 없다. SK라고 상황이 좋은 건 아니다. 4차전까지 세 차례나 1점 차로 승패가 갈리면서 선수들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실례로 2010년 삼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서 5차전까지 모든 경기를 1점 차 경기를 펼친 끝에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SK에 4전 전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시리즈의 전체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다. 삼성은 한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등 만반의 준비로 1차전을 치른다. 그러나 SK와 롯데는 5차전 승부를 위해 1선발을 사용해 최강의 전력으로 1차전을 치를 수 없다. 마운드 가동에서 삼성이 절대 유리한 이유다.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9.3%(1985년 제외)이다.
삼성은 정규 시즌서 SK에는 9승10패로 뒤졌고 롯데에는 12승1무6패로 앞섰다. 시즌 전적만 보면 롯데가 좀 더 쉬운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포스트시즌의 단기전 승부는 시즌 전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양상이 많다. SK나 롯데 모두 까다로운 팀이나 체력 싸움에서 월등히 앞서 있기에 삼성 선수들의 사기는 충천해 있다. 자체 청백전 등을 통해 전력점검에 나선 삼성은 22일과 23일 오후 1시부터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최종 마무리 훈련을 한 뒤 24일부터 치러질 한국시리즈에 나설 최강의 사자군단을 추린다.
한편 1989년 단일 시즌제가 도입된 이후 하위 순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축배를 든 사례는 세 차례 뿐이다. 1989년 플레이오프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정규 시즌 2위 해태가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를 꺾고 첫 하위 팀 우승 신화를 썼고 1992년 롯데(3위), 2001년 두산(3위)이 예상을 깨고 역전 우승의 맥을 이었다. 특히 5전 3선승제로 벌어진 플레이오프에서 최종전까지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우승한 팀은 1992년 롯데뿐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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