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병원 뒤 청라언덕에 외국인 묘지 '은혜정원' 아시나요

입력 2012-10-22 07:51:57

대구 기독교 전파 역사와 희생 서려

▲12명 기독교 순교자들의 고결한 영혼이 살아숨쉬고 있는
▲12명 기독교 순교자들의 고결한 영혼이 살아숨쉬고 있는 '은혜정원'. 주변 경관과 어울어져 아름다운 곳이다.

# 제일교회 설립자 목사 부인 등

# 100년 전 선교활동 12명 묘석

# 20일 선교기념비 제막식 가져

"그녀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을 뿐이다."

동산병원 뒤쪽 언덕은 대구지역 기독교의 역사와 희생의 흔적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곳이다. 그 흔적들 중 많이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 12명의 묘비가 새겨진 묘지 정원이다. 옛 청라언덕인 이곳은 최근 들어 대구 근대골목 투어로 각광받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대구지역 복음 전파를 위해 희생된 선교사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바로 '은혜정원'. 선교사들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이 정원에는 '그녀는 죽은 것이….'라는 묘비명이 적혀있는 제일교회 설립자 아담스 목사의 부인 넬리 딕 아담스(Nellie Dick Adams'대구의 첫 순교자)의 묘비를 비롯해 12개의 묘석이 있다. 구한말 머나먼 이국땅에 와서 배척과 박해를 무릅쓰고 혼신을 다해 복음을 전파하고 인술을 베풀다가 삶을 마감한 선교사와 가족들이 이곳에 고이 잠들어 있다.

한 세기를 넘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893년 미국 베어드 목사가 대구지역에 뿌린 복음의 씨앗은 동산병원 언덕 위에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미국 약방'이란 이름으로 진료소를 내고 의료선교를 펼치던 존슨 선교사(의사)는 1899년 제일교회 구내에 '제중원'(濟衆院)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본격적인 진료활동을 시작했다. 이 약방과 제중원이 동산병원의 전신이다.

이 당시 선교사들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아름답게 드러내 보이기 위해 병원이나 학교'교회를 세웠고, 그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동산언덕에는 동산의료원과 선교사 사택, 신명학교, 제일교회 등이 건립되었다.

'은혜정원'이 자리한 이 언덕은 대구의 기독교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려 정착하고,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사회에 봉사하면서 성장한 중심지이다.

이 정원에는 20대 젊은 나이에 순교한 선교사가 있는가 하면 태어난 지 10일 만에 죽은 선교사의 갓난 아기도 있다. 장로교 선교사뿐 아니라 침례교, 구세군 등의 선교사도 있다. 동산의료원의 외국인 묘지는 서울의 양화진 외국인 묘지와 같은 순교성지로서 대구경북지방 기독교 선교관광에 빠뜨릴 수 없는 명소이기도 하다.

한편 대구기독교총연합회(회장 임재수)는 20일 한국 기독교의 신앙 회복을 위해 대구 기독교의 출발지인 동산언덕에 선교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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