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독물질 취급 업체 관리가 이 지경이라니

입력 2012-10-18 11:19:33

대구경북 지역 유독물질 취급 업체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증가한 데 반해 지방환경청 등 감독 기관의 전담 부서와 인력은 오히려 축소되는 등 부실한 현장 관리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독물질 제조와 판매'운반'보관 등 관련 업체 중 일부는 주택가와 불과 수백m밖에 떨어지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구미 불산 사고처럼 유독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근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경북에 등록된 유독물 취급 업체는 모두 711개소로 대부분 공단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불화수소나 페놀 등 독성물질을 취급하는 업체 일부가 인구 밀집 지역과 인접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관할 당국은 그동안 유독물 관련 사고가 없었고 안전 관리를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등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유독물 취급 업체의 등록'관리 등 제도적 규제 장치가 너무 허술하다는 점이다. 현행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업체 등록 시 시설과 설비 기준만 따질 뿐 입지 관련 규정은 없다. 주거지와 어느 정도 떨어져야 한다는 규정조차 없으니 주택가 한복판에 들어서도 막을 방법이 없는 등 맹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사용과 취급 등 일정 규모를 넘지 않으면 등록 없이도 가능해 소규모 업체는 소재조차 파악할 수 없는 지경이다.

어저께 대구환경청 국감에서 화학물질 취급 업체 현장 점검률이 2010년에는 97%였지만 지난해 25%, 올해는 22%로 줄어드는 등 극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화해도 모자랄 화학물질 관리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은 결국 사고를 부르는 꼴이다. 당국은 당장 관련 법을 총체적으로 정비해 화학물질 취급 업체들을 엄격히 규제하고 관리 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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