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자-수사관 대결, 개봉작 2편 흥행 격돌

입력 2012-10-18 07:30:53

'바닥인생'류승범 연기변신 vs 헐리우드식 범죄와의 전쟁

지난주 극장가에서 벌어진 '루퍼'와 '회사원'의 대결은 회사원이 60만 관객을 그러모으며 2배 이상의 격차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중으로 1천만 관객돌파가 예상되는 '광해, 왕이 된 남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아직 이 영화를 넘어설 신작이 당분간 보이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용의자X'와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 등 범죄자와 수사관의 대결을 다룬 영화 2편이 개봉된다.

먼저 살펴볼 '용의자X'는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를 확보한 현대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앞서 일본에서 먼저 영화화된 바 있다.

석고(류승범)는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였지만 지금은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화선(이요원)이 전남편을 우발적으로 죽인 것을 알게 되고 석고는 남몰래 지켜봤던 그녀를 위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그녀는 형사들의 수사를 받게 되지만 석고의 설계 덕분에 거짓말 탐지기까지 통과하며 용의 선상에서 멀어져 간다.

하지만 이 사건의 담당형사인 민범(조진웅)은 본능에 따라 화선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그녀를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한다.

천재인 주인공이 자신이 몰래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살인사건을 감추려고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드는 치밀한 이 미스터리는 원작이 가진 형사와 주인공 사이에 벌이는 스릴러적 요소를 줄이고 여성감독(방은진)의 작품답게 수학자의 '감정'에 중점을 둔다. 이 영화의 관건은 기존에 관객들이 '류승범'에게 가진 이미지의 틀을 얼마나 깨뜨릴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상영시간 119분, 15세 관람가.

다음 영화 '로우리스 : 나쁜 영웅들'은 악랄한 수사관과 '나쁜 형제들' 사이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레스트(톰 하디)를 비롯해 프랭클린 카운티 가를 주름잡는 본두란가 삼형제는 밀주 사업으로 큰돈을 벌고 있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특별수사관 찰리(가이 피어스)가 엄청난 상납금을 요구하며 형제들의 가업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법을 빌미로 형제들의 숨통을 조여오는 찰리의 집요함에 형제들은 복종하느냐 맞서 싸우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이 와중에 형들과 연인 베르사(미아 와시코브스카)에게 남자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막내 잭(샤이아 라보프)이 위기를 벗어나고자 전설적인 깡패인 플로이드 배너(게리 올드만)와 손을 잡으면서 그들 간의 전쟁이 시작된다.

칸영화제 공식경쟁 부문 출품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미국 개봉에서 첫 주에 1위로 출발해 2주차에 2위로 내려앉았다가 3주에 다시 1위를 탈환하는 등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1930년대 금주 시대에 밀주 사업의 혈투를 다룬 이 이야기는 맷 본두란 작가가 자신의 할아버지에 대한 사실에 기초해 집필한 소설 '웨티스트 카운티'를 원작으로 했다. 상영시간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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