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가 말한 '불연속성의 시대'(Age of Discontinuity)에 놓여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뒤이은 유럽의 재정 위기, 디플레이션과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경제 환경은 하루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만큼 힘든 상황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기업이 잘 적응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혁신 활동을 추진하는 경영 전략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는 몸이 아프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병원에 찾아가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거나 운영 상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될 때 전문적인 방법으로 조직의 문제점을 먼저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기업의 가치를 증대하는 방향으로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위기에 직면하거나 조직에 변화가 필요할 때 기업들은 컨설팅사를 찾는다. 최근 중소기업에서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실제로 컨설팅의 효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중소기업이 얼마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컨설팅에는 많은 비용과 인력이 소요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구미를 비롯 반월'시화, 창원, 광주 등 4개 산업단지에 '기업주치의센터'를 설치하고 중소기업의 건강관리와 성장을 돕기 위해 현장에서 밀착 지원하고 있다.
구미단지 기업주치의센터에는 기술'경영'금융 분야 등 16명의 전문 주치의가 상주하면서 전기전자산업 분야 중소기업의 지속 성장과 중견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종합적인 성장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경영 분야에만 치우쳤던 기존의 컨설팅과 달리 기업주치의센터는 금융 주치의와 기술 주치의를 합류시켜 종합적인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산업단지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수시로 쉽게 현장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편리성도 갖췄다.
경영 주치의는 조직 및 사업 진단, 마케팅 전략, 성과 관리, 직원 역량강화 교육 등 경영 분야의 컨설팅을 담당한다. 기술 주치의는 혁신기관과 연계해 기술 로드맵 수립 및 기술 전문가와 연계한 기술 자문을 도와준다. 금융 주치의는 금융컨설팅을 수행하고 IBK기업은행 컨설팅부 등과 연계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과 정부 지원 자금을 소개하거나 대출 등의 문제를 도와준다.
그동안 중소기업의 문제 해결 역량 강화를 위해 품질 생산성(QPI) 과정, 창의적 문제 해결(TRIZ) 과정, 매출 성장 아이디어 도출 워크숍 등을 매월 운영해 260여 명이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특히 교육 내용을 실무에 적용하기 위한 현장 맞춤형 경영 혁신 컨설팅을 수행해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성공적인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기업주치의센터가 중소기업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성장을 돕는 전문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요즘 국내'외 각종 경제 전망과 체감 경기 등을 살펴보면 갈수록 기업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리먼브라더스사의 파산을 계기로 발생한 국제금융 위기에 이어 세계는 더욱 큰 글로벌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기업도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세상이니 중소기업의 현실은 훨씬 어렵기만 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원하는 기존의 클러스터 지원 사업과 기업주치의센터의 다양한 현장 밀착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잘 활용해서 기업의 내실있는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밑거름으로 삼기를 바란다.
위기는 새로운 성공을 불러온다. 우리나라는 1998년 IMF 위기를 거치며 아날로그 시대를 버리고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의 금융 위기를 겪으며 선진국 위주의 시장이 신흥국 위주의 시장 질서로 변환되는 계기가 됐다.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은 또 다른 새로운 성공을 창조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믿는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낙담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끈기 있게 노력하는 기업,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침착하고 지혜롭게, 전략적으로 '불연속성의 시대'의 높은 파고를 헤쳐나가는 강한 중소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장현/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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