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달서구청 공동주최, 매주 청소는 공개 아카데미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인문학'인성'문화 교육이 해결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성 교육은 등한시한 채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에만 치중한 탓에 학교폭력과 청소년 자살이 잇따른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교육기관은 물론 행정기관까지 나서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
계명대 목요철학원과 대구 달서구청은 13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달서구청 민방위 교육장과 대구 중앙도서관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하는 '청소년 인문학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강연에서는 문학, 역사, 영화 작품을 통해 '청춘의 고뇌' '성장의 아픔' '삶의 가치' '자율적 인간' 등 4가지 주제로 인문학에 대해 강사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수강을 원하는 중학생 누구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강연은 성적 비관, 교우 관계, 가정 불화 등으로 나타나는 자살, 왕따 등의 청소년 문제를 인문학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계명대 목요철학원 이재성 기획사업부장은 "청소년기는 성인이 되었을 때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를 결정하는 준비 기간으로 삶의 방향과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인문학은 문학, 역사, 철학을 통해 자신만의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지팡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현재의 한국 교육시스템이 지나친 입시경쟁에 매몰되어 '나는 누구일까'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와 같은 스스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들을 생략한 채 학생들을 수치화된 점수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맺지 못한 학생들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택하게 된다는 것.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중학생 박지호(15'달서구 상인동) 군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속 주인공의 자기성장 과정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학교 공부가 시험을 치기 위한 암기용 공부로 딱딱하고 지루하다면 인문학은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중학생 정하영(15'여'달서구 월성동) 양도 "처음에는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수업을 들으러 왔지만 다음 번에는 동생도 함께 데리고 와 수업을 듣겠다"고 했다.
음악, 미술 등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는 것도 청소년 자살을 막는 묘안이 될 수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달 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대구 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명사와 함께하는 '토요예술무대'를 열고 있다. 무대에서는 전문연주단체, 학교 관악부의 공연과 함께 교사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 매주 화요일 오케스트라, 연극 등 문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창의적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여상법 학예연구사는 "청소년 문제는 문화적 감수성을 높이는 것으로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향교는 방학기간에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전을 통해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전통예절을 체험하는 충효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향교 구자영 전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라며 "요즘 청소년 자살 문제는 돈, 명예 등 외형적인 기준으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생기는 문제로 옛 성현의 발자취를 통해 인성의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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