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하느라 은퇴 고민 못해
15일 오전 제93회 전국체전 역도 여자 일반부 75㎏ 이상 경기가 열린 대구 엑스코. 장미란(29'고양시청)이 "얍!" 하는 기합 소리와 함께 바벨을 들어 올리자 여기저기서 "파이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이번 체전에서도 어김없이 인상(121㎏)과 용상(155㎏), 합계(276㎏)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런던올림픽에서 투혼을 불사른 장미란이 '전국체전 10년 연속 역도 3관왕'에 등극했다.
국내에서 적수가 없지만 장미란은 자만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시작 직전까지 뒤편 훈련장에서 연습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의 훈련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김지휘(27'취업준비생) 씨는 "역도 경기를 보러 울산에서 왔다. 실제로 보니 장미란 선수 몸이 무척 다부지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연습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그는 용상 155㎏에 도전할 때 잠깐 흔들리는 듯했지만 힘찬 기합 소리를 불어넣으며 바벨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장미란은 이날 기록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그는 "시합 전에 '장미란이 10년 연속 3관왕'에 도전한다는 기사를 봤고 기록 욕심이 나 꼭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지방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올림픽 전보다 몸이 더 좋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미란은 전국체전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전국체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체육대회고 가까이에서 응원하는 팬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선수들이 올림픽만큼 전국체전을 잘 준비해야 하는 이유"라며 "국내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큰 부상 없이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됐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은퇴시기를 묻자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전국)체전 준비를 하고 은퇴시기를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중요한 문제인 만큼 차분하게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도 꿈나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내가 역도를 통해 꿈을 이루고 도전했듯이 어린 선수들도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큰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림픽 스타답게 현장에는 수십여 명의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했다. 고양시청 응원단 10여 명은 직접 제작한 플래카드를 흔들며 장미란에게 기를 불어넣었으며 경기가 끝난 뒤 소녀 팬들이 그와 손을 잡기 위해 몰려들기도 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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