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농기계 안전사고 가장 많은 달… 팔'손 많이 다쳐
연이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가을 들판은 상처 난 곡식들을 보듬으며 자연재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농부들의 땀방울이 따스한 햇볕과 어우러져 황금빛 물결로 바뀌고 있다.
들판 가득 황금빛으로 물든 10월은 한 해 동안 고생한 농부들에게 풍요로운 수확을 가져다주는 기쁨의 계절이다. 하지만 수확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기계에 의한 사고는 수확의 기쁨을 한순간에 고통과 슬픔으로 바꾸어버린다.
◆10월, 농기계 사고 급증
10월은 경운기나 콤바인 등의 다양한 농업 기계들을 이용한 수확 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소방방재청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발생한 농기계 안전사고 1천989건 중에서 15.1%인 301건이 추수철인 10월에 발생했다. 즉 연중 농기계 관련 사고 발생 건수가 10월에 가장 많은 것이다.
농기계 사고는 농촌 지역에서 경운기나 콤바인, 트랙터, 탈곡기 등의 다양한 농업 기계를 이용한 농작업이 일반화되면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촌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젊은이에 비해 기계를 다루는 데 미숙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농업재해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연령별 사고 발생 비율을 보면 ▷71세 이상 9.3% ▷61~70세 23.3% ▷51~60세 23.3% 등으로 나타났다.
농업재해의 또 다른 특징은 치료가 어렵다는 데 있다. 재해의 대부분이 경운기 벨트와 같이 돌아가는 기계에 끼어 다치게 되며, 이런 경우 손상 부위가 뽑혀 나오거나 으스러지면서 원상 복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더구나 고령의 환자인 경우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전신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치료에 더욱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농기계에 의한 재해는 팔'손'손가락 부위를 다치는 경우가 51%로 가장 흔하고, 다리'발'발가락 부위가 16.7%로 나타나 사지를 다치는 경우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지난 5년 동안 대구 MS재건병원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61세 이상의 고령 환자의 비중이 농업재해의 경우는 42%를 차지, 5%에 불과한 산업재해에 비해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보호장치'안전성 강화 시급
수지 절단의 경우, 현재는 의술이 발달해 재접합이 가능한 경우가 이전보다 훨씬 늘어났다. 따라서 산업재해 환자의 경우는 대부분이 재접합을 원하고 재접합의 성공률도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재접합된 손가락의 기능도 이전보다 많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농업재해의 경우는 손상이 심해서 재접합이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환자의 나이가 많은 것과 더불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재접합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산업재해를 당한 경우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서 치료비 전액이 지원될 뿐만 아니라, 치료받는 기간 동안에 평균임금의 70%가 계속 지급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비교적 적게 겪으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비해 농업재해는 농업인안전공제와 농기계종합공제에 가입한 농민들에 한해서 치료비의 일부를 지원받지만 액수가 적어서 치료비조차도 턱없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입원 기간 동안 하루 2만~3만원의 입원비만 120일 이내에서 지원되기 때문에, 통원 치료를 하면서 일을 못하는 재활 치료 기간 동안에는 아무런 지원이 없어서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겪게 된다. 따라서 농업재해로 손가락이 절단된 경우 충분히 재접합이 가능한데도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는 재접합술보다는 빨리 치료를 끝낼 수 있는 절단술을 원하는 환자가 많아지게 된다.
농민들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수확의 계절인 10월이 농업 재해로 인한 사고의 계절, 슬픔의 계절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농기계의 안전성 강화 및 보호 장치 보강 등과 같은 농기계 재해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독일, 오스트리아 등 OECD 일부 국가들이 시행하는 것처럼, 농업 분야의 재해도 산재보험으로 통합하여 적용함으로써 재해를 당한 농민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하겠다.
도움말'이기준 MS재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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