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정부 매뉴얼 준수" 휴브글로벌은 보유안해, 방호 계획 위반
소방당국이 구미 불산 가스 누출사고 초기에 불산을 중화시키는데 필요한 소석회를 확보하지 못했고 공장 내 소석회 비치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소방본부와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은 불산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27일 오후 3시 45분쯤 사고현장에 도착했으나 공장 내에 소석회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불산을 희석시키기 위해 물만 뿌렸다는 것. 불산 등 유독 물질 사용업체는 자체 방호 계획에 따라 중화 물질인 소석회나 중탄산나트륨 등을 비치해야 하는데, 사고가 난 휴브글로벌은 이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특히 사고 현장에 도착한 뒤 2시간여가 지난 오후 6시쯤에야 구미시를 통해 20㎏ 들이 14포대의 소석회를 확보했으나 곧바로 사용하지 못했으며, 오후 10시 18분 가스 누출 밸브를 차단하고 다음날인 28일 오후 1시 30분쯤 소석회를 처음 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또 불산을 희석한 물이 하천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탱크로리에 물을 뿌린 지 한참 뒤인 27일 오후 5시 40분쯤 공장의 배수 밸브를 잠그는 등 오염 확산 방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이에 대해 사고 발생 초기에는 소석회를 사용할 수 있는 현장상황이 아니었고 인명구조와 누출 밸브 차단을 위한 시야 확보가 우선이었기에 물을 뿌렸다고 해명했다.
박두석 경북소방본부장은 10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산을 제독하는 방법에는 중화제를 사용하거나 물로 희석하는 방법이 있는데, 사고 당시 기체상태인 불산이 2.5m의 탱크로리 상부에서 수직으로 뿜어져 나와 소석회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탱크 안의 불산 원액과 물이 섞여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에 탱크 안이 아니라 탱크 바깥 부분의 불산 기체를 물로 희석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사고 초기 30㎝ 앞도 분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누출된 가스는 환기해 분산시키거나 다량의 물을 뿌려 희석한 후 분산한다'는 환경부 매뉴얼에 따라 물을 사용했다"며 "당시 공장 관계자 역시 탱크하단 주변에 물을 뿌려 불산 농도를 희석할 수 있다고 요청해왔다"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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