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유력 대선 주자들이 벌이는 인재 영입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대통합', '용광로', '융합'이라는 그럴 듯한 슬로건 아래 실제로는 '득표'를 목표로 서로 뺏고 뺏기는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9일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품에 안긴 송호창 의원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성 정치와는 차별화하겠다는 안철수 식 새로운 정치가 고작 '의원 빼가기냐'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에서는 각 후보 진영에 진보, 보수의 구분도 없고 계파나 지역 구도가 다 무너지고 있다"며 "선거철마다 겪는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무원칙적이고, 즉흥적인 감이 많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의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의원 등 옛 동교동계 수혈은 당내에서조차 무원칙한 영입이라는 거센 반발을 불렀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비리인사 영입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한 전 의원이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되면 쇄신위원들과 함께 동반사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새누리당과 옛 동교동계의 난데없는 제휴를 보면서 보수와 진보 양쪽 진영의 유권자 중에 진정한 '국민대통합'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했다. 또 '저항 시인' 김지하 시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해프닝도 '묻지마 인재 영입'의 단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 전략가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양쪽 후보의 '멘토' 역할로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안 후보와는 지지층이 상당히 겹치다 보니 동일 인물을 두고 양쪽 캠프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심 향방이 중요하게 떠오르다 보니 유력 대선 후보들의 관심이 이념과 노선을 초월해 다른 혈액형의 피를 수혈하는데 쏠리는 것 같다"며 "겉만 번지르르한 외부인사 영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 경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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