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말기 3천500여 명 도전…김 1만장·쌀 10가마 쓰여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들안길 일대. 들안길 삼거리~들안길 네거리 1㎞ 구간에 테이블과 5천500개의 김발이 놓였다. 위생모자와 장갑, 앞치마가 준비되자 '1㎞ 김밥말기'에 도전하기 위해 시민 3천500여 명이 테이블 주변에 모였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자, 테이블 근처에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김밥을 싸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만든 김밥을 50㎝ 정도 들어 올리는 것. 길이가 1㎞나 되는 김밥 옆구리가 터지거나 시민들이 동시에 들어 올리지 않으면 '1㎞ 김밥 들어 올리기'는 실패로 끝난다.
김밥은 만든 사람에 따라 저마다 다른 모습이었다. 속 재료를 많이 넣은 부분이 밀려나오기도 하고 밥을 너무 적게 펴서 홀쭉한 구간도 있었다. 구호에 맞춰 50㎝를 훨씬 넘는 높이까지 김밥을 들어 올린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최경민(14'여'수성구 두산동) 양은 "반 친구들과 함께 김밥을 만들었다"면서 "옆구리가 터질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1㎞ 김밥을 만들어 낸 덕분에 중간고사도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 때 미국 워싱턴에서 온 스캇(46) 씨는 "택시를 타고 가다 행사 안내를 보고 하루 더 머물러 이곳을 찾았다"면서 "한국 음식 중 김밥을 좋아했는데 김밥말기 행사에 참가해 즐겁다"고 말했다.
'들안길 1㎞ 김밥말기' 행사에는 김 1만 장과 쌀 10가마(800㎏), 김발 5천500개 등이 쓰였다. 김밥을 들어 올린 직후 참가자와 주변 주민들이 달려들어 김밥을 나눠 먹느라 행사 성공 후 5분 만에 1㎞짜리 김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축제를 통해 주민이 화합하고 전국에 대구 먹거리를 홍보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처음엔 1㎞ 김밥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주민의 협동심과 배려로 성공했다"고 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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