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내 성범죄, 위험수위 넘어

입력 2012-10-05 11:06:01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초중고생의 성범죄가 크게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학생 가해 성범죄(성폭행, 성추행)는 2007년 65건에서 지난해는 292건으로 4.5배나 늘었다. 올해는 7월까지 이미 354건이 일어나 지난 1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2007년 이후 6년 동안 발생한 학생 가해 성범죄는 모두 1천141건으로 대구가 173건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 120건, 인천 108건 순이었다.

이러한 학교 안 성범죄는 성인 범죄를 모방한 다른 범죄로 이어진다. 동영상을 찍어 협박하거나 금품을 빼앗고, 학교 폭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예방하거나 피해 학생을 보호할 체제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적 피해를 본 학생 313명 가운데 62%가 부모님이 모른다고 답했고, 30%는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낮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도 학교 내 봉사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다.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할 학교 안에서 성범죄가 잦게 일어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예방책 마련과 함께 처벌 수위를 높여 이런 범죄행위가 평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대개 피해자는 수치심과 널리 알려지는 것, 거꾸로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상담을 꺼린다. 절대적인 비밀 보장으로 피해자가 마음 놓고 상담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대구시교육청은 특별 조치가 필요하다. 이미 대구는 학교 폭력이 원인이 된 잇따른 학생 자살 사건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는 성범죄까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학교 관리가 최하 수준임을 보였다. 교육청의 자성과 빠른 대책 마련을 기대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