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새판 기류'에 "안된다" 외치는 박근혜

입력 2012-10-05 10:54:46

의총서 "지도부 총사퇴" 대다수 의원 작심 발언 "내일모레 선건데…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는 싸늘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이틀 전부터 부각된 '친박계 2선 후퇴'에다 4일 의원총회에서 제기된 '지도부 총사퇴'에 대한 대책 논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도부 총사퇴'에 대한 박근혜 후보나 지도부의 입장은 현재로선 '불가'다.

전날 의총 직후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후보도 4일 저녁 부산 일정을 마친 뒤 김해공항에서 "내일모레가 선거기 때문에 지금은 힘을 모아서 선거를 잘 치러야 한다. 당에서는 항상 다양한 의견이 있지 않으냐"며 친박계 지도부 퇴진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새판짜기론'은 당내에서 강한 기류를 형성하며 대선 필승 전략으로 힘을 받고 있다.

악재는 곧 기회가 될 수 있고 대선까지 남은 70일이란 시간도 충분하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상태다.

우선 비례대표 현영희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과 홍사덕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및 친박계 송영선 전 의원의 돈 추문 사건 등으로 친박계가 마치 '부패한 집단'처럼 매도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또 박 후보의 역사관이 도마에 올라 실무캠프의 전략 부재나 준비 미흡이 거론됐고, 당을 진두지휘하는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4일 진행된 비공개 의총에서 유승민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박근혜 대선 후보를 뺀 당 지도부와 선대위원, 당직자 총사퇴를 촉구했다. 유 부위원장은 "이대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선대위 재구성을 비롯해 후보에게 전권을 백지위임하자"고 제안했고, 당내 다수 의원들이 의총 발언을 통해 작심발언을 이어나갔다.

캠프와 지도부 전면교체, 박 후보 스스로의 인식전환과 비례대표 사퇴, 유능한 외부인사 수혈, 정몽준'이재오 의원의 동참, 대통령 권력 축소를 골자로 한 개헌론 등이 제안됐다는 전언이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특히 "1997년부터 지금까지 대선에서 이렇게 안 뛰는 선거조직은 처음 봤다. 당내 엔진을 살려 끌고 가야 하는데 엔진은 꺼져 있고 후보 혼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박) 후보도 처절한 진정성을 갖고 야권 단일화의 이슈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우선 박 후보의 비서실장 최경환 의원, 당 사무총장이자 중앙선대위 선대본부장인 서병수 의원, 공보단장 이정현 의원부터 퇴진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개인 입장으로는 언제든지 물러나고 싶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원점에서의 재출발'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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