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이야기] 즐거운 추석, 신나는 사촌

입력 2012-10-05 07:34:58

명절이 되면 자랑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내 아이보다 공부를 더 잘 한다 해도 조카니까 예쁘고, 새 차를 구입 했다 해도 동생이 알뜰하게 살림을 이뤄가는구나 생각하니 기특하다.

제사 때 가끔보고 명절이 되어야 1박2일 동안 이렇게 모여서 아이들끼리 정보 교환하고 자랑 보따리를 풀어놓게 된다.

"나 골든 벨 울렸다"동생네 큰 딸이 자랑을 했다.

"그럼 미국도 가겠네"TV에서 골든 벨 울리면 장학금 주고, 미국 여행 티켓을 준다니까 커서 고등학생이 되면 꼭 저 TV에 가서 골든벨을 울리겠다던 아들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상장 받았어"하며 스마트폰으로 찍은 상장을 보여주었다.

책을 많이 읽고 난 후 독서왕을 뽑는 퀴즈대회였다며 제수 씨가 부연 설명을 해 주었다.

교육은 물론 영양가 있는 음식 먹이는 일,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왔을 때 엄마가 집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전업주부인 제수 씨와 달리 일하는 엄마인 아내는 우리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해한다. 그런 엄마 만큼이나 미안해 하는 아빠를 보면서 아들은 말한다. "아빠, 나는 TV속 골든 벨에 나가기로 했다. 그지?"

차례를 지내고 동생과 난 제기(祭器)를 닦으며 네 아이들이 노는 걸 지켜보면서 청년이 되어서도 서로 머쓱해 하지 않고 친형제자매같이 우애 있게 잘 지내기를 소원하며, 다정스럽게 앉아 TV 보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사촌 누나가 독서 왕이 된 비결을 1학년인 동생에게 요모조모 가르쳐주고 있고, 막내딸 둘은 사진도 찍어야겠고 TV 속 만화도 보아야겠기에 시선이 바쁘다.

문성권(대구 수성구 지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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