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진입 차로 1개뿐, 市 예산없어 도로확장 불가
4일 오전 8시 대구 달서구 월곡로. 보조차로를 포함해 7, 8차로의 도로이지만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도로 양상은 극과 극이었다. 북쪽의 성서산단과 남대구IC 방향으로 가는 차로는 지'정체를 반복하며 꽉 막혀 있는 반면 반대 차로는 한산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지선(구마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차들은 학산중학교를 끼고 우회전을 하기 위해 4차로에 늘어서 있었다. 교차로 한가운데는 꼬리물기 차량으로 혼잡했다. 원활한 흐름일 때는 1분간 직진 신호를 받으면 25~30대의 차량이 통과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꼬리물기를 포함해 13~15대 통과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4차로의 긴 행렬은 학산중학교에서 남쪽으로 700여m나 이어져 있어 월성로를 지나려는 차량이나 효성여고를 지나 구마로로 가려는 차들이 우회전하기 위해 2, 3차로에서 끼어들기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노선버스 몇 대는 1차로인 좌회전 차로와 반대편 1차로를 넘나들다가 교차로 부근에서 4차로에 끼어들어 우회전했다. 상인네거리부터 월성네거리에 이르는 1㎞ 정도 구간에도 신호 대기 차들이 거의 서 있기 때문에 신호를 받은 차가 유입되면 이곳은 더욱 혼잡해진다. 매일 이 길을 이용한다는 한 운전자는 "신천대로를 이용하는데 다른 길을 택하고 싶어도 우회하는 길이 멀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비교적 외곽에 있는 이 도로가 이렇게 막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 월곡로 일대 아수라장=대구 달서구 월배 택지지구가 출'퇴근 시간 '교통지옥'이 되고 있다. 달서구 월성동, 상인동, 진천동 등 월배지역 인구는 지난달 현재 20만1천557명으로 2006년 8월에 비해 4만2천여 명 늘었다. 신규 분양이 많았던 월성1동 인구는 올 8월 현재 3만9천826명으로 1만4천501명이던 6년 전에 비해 2만5천325명이나 늘어났다.
유입된 인구가 많지만 이 지역의 교통수요를 감당할 도로망이 갖춰지지 않아 이 지역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월곡로는 출퇴근 시간 지'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출근 시간에는 북쪽 방향 흐름이 긴 꼬리를 물고 있고, 퇴근 시간에는 반대방향인 상인동 방면으로 늘어선 차들로 도로가 주차장이 되고 있다.
교통 흐름의 방향성을 고려해 신호를 조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늘어나는 통행량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구경찰청 교통계 관계자는 "월곡로 부근 정체가 심해 서울'부산 등에서 시행 중인 가변차로제 시행을 검토했지만 교차로 간 거리가 짧고 회전차량이 많아 도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중앙내륙고속도로지선 합류부에서 소통이 원활하면 끼어들기, 차로변경 등으로 인한 지'정체가 그나마 줄어들 수 있지만 이 또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 구간은 애초 램프 설치 계획이 없다가 최근 학산중학교와 효성여고 양방향에서 진입하는 램프가 1차로씩 2개 만들어졌다. 월곡로에서 고속도로 지선으로 진입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차로가 1개뿐이다 보니 출근 시간대 정체행렬이 길어진 것이다.
대구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월곡로와 중앙내륙고속도로지선 합류지점에 진입 램프를 2차로로 늘리면 월곡로 부근 정체가 해소될 수 있지만 본선을 통과하는 차량의 흐름이나 속도에 방해가 될 것으로 보여 차로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간선도로를 잇는 도로 건설 시급=신호조정이나 램프 확장은 미봉책일 뿐 일대 정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늘어난 통행량을 감당할 도로망이 부족하기 때문. 일대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도로 건설이 필요하지만 당분간 전망이 불투명하다.
달서구청은 월배차량기지와 월곡로를 잇는 도로 등 일대 간선도로를 잇는 도로를 건설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대구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대구시 도로과 관계자는 "월배 지역에 늘어난 인구를 감당할 도로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도로 건설을 위해 주변 토지 보상비로 예산 일부를 매년 책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사업이 언제 시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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