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 묵묵부담…속타는 민주 압박공세

입력 2012-10-03 09:26:19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단일화 안개 전략'에 여야 모두 갈팡질팡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연일 안 후보의 단일화 진심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라며 비판하고 있고, 단일화 논의만 기다리는 민주통합당도 지속적인 단일화 압박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느긋한 입장이다.

오히려 안 후보 선거 캠프인 '진심 캠프'에 단일화 함구령이 떨어졌다. 캠프 내 누구라도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 입을 열지 말라는 것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단일화 문제는 안 후보가 출마선언 때 밝혔듯이 지금으로는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라고만 했다. 정연순 대변인 등 다른 관계자들도 '정치 혁신'과 '국민들의 동의'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안 후보가 전략적 침묵을 쓰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안 후보가 단일화에 열을 올릴 경우 '후보 안철수'가 부각되지 않고, 자칫 민주당에 질질 끌려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안 후보는 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의 면담 자리에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이 여사가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찾아온 안 후보에게 "야권이 통일돼야 한다. 한 사람이 나와서 여당과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요청했지만 안 후보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유 대변인은 이와 관련, "두 분이 여러 대화를 하던 중 나온 말씀이어서 (안 후보의 즉답 없이) 자연스럽게 (다음 대화로) 넘어갔다"고 했다.

안 후보의 침묵에 민주당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3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수라는 점을 안 후보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침묵이 아니라 단일화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추석 민심을 들어보니 '개인 안철수'의 국정 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더라"면서 "집권 경험 있는 정당의 지원을 강조하는 것이 단일화 승부에서 승기를 잡을 가장 좋은 전략이란 확신이 생겼다"고 압박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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