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취업 선물 받으세요…새내기 직장인의 귀향길

입력 2012-09-29 09:06:05

"아버지, 어머니 뵈러 갑니다." 대학 졸업 후 1년 6개월 만에 취업에 성공한 박준형 씨가 29일 안동 성소병원 내 편의점 매장 관리업무를 마치고 부모에게 드릴 선물을 들고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추석은 마음이 넉넉해지고, 떨어졌던 가족'친지와 정(情)을 나누는 명절이다. 특히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취업에 성공한 후 첫 추석을 맞아 부모를 찾아가는 새내기 직장인들의 감회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부모에게 드릴 선물을 들고 기쁜 마음으로 귀향길에 나선 새내기 직장인 두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7월 ㈜BGF리테일에 입사한 박준형(29'계명대 유럽학과 졸) 씨는 29일 대구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갈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졸업 후 1년 6개월 동안의 '백수생활'을 끝내고 취업에 성공한 박 씨는 안동 성소병원 내에 있는 편의점 'CU'의 매장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직장에도 적응해야 되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도 익숙해져야 하는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그래도 첫 직장에서 받은 보너스로 부모님께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사실 취업하기 전까지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집안의 장남이 졸업 후에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하니 명절에 가족과 친지들 보기가 부담스러웠죠."

하지만 약 1년 6개월을 절치부심한 끝에 ㈜BGF리테일에 신입사원으로 취업에 성공하면서 앞으로도 부모님께 당당한 아들이 될 수 있어 박 씨는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며 일한다. 박 씨는 "취업이 됐을 때 부모님께서도 '힘들게 취업이 된 만큼 열심히 일해라'라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며 "장남으로서 부모님께 효도할 일만 남은 것 같아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토요일인 29일 근무한 후 대구로 내려갈 계획이라는 박 씨는 취업 이후 부모에게 첫 추석 선물로 상품권 10만원권 2장과 과일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박 씨는 "선물을 안겨 드리면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 씨는 "앞으로 내가 맡은 점포에서는 '불황'이라는 것이 안 느껴질 정도로 매출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7월 ㈜LG생활건강에 입사한 남우종(27'경북대 영어영문학과 졸) 씨도 29일 추석 때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부산에서 대구로 온다. 입사 전에 2, 3번 탈락의 쓴잔을 마셨던 남 씨는 친구들이 취업해서 하나둘씩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까지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있었던 남 씨는 대학생활의 마지막 학기인 올해 1학기를 취업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준비를 꼼꼼히 해도 최종면접에서 떨어질 때는 어떤 위로도 힘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모든 고비를 이겨내고 직장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남 씨가 입사해서 처음 맡은 일은 부산지역 대형마트에 회사의 화장품 판매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업무다. 남 씨는 "일이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며 "지금은 일이 많이 미숙해 선배들에게 지적도 많이 받지만 이렇게라도 일을 배울 수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추석에 부모에게 드릴 선물은 회사 제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로 정했다. 남 씨는 "화장품 선물세트 중 제일 비싼 걸로 준비를 했는데 부모님들이 좋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입사 2개월째인 남 씨는 어렵게 회사에 들어온 만큼 포부도 크게 가지고 있다. "면접 볼 때도 '꼭 CEO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어요. 앞으로도 많은 경험과 도전을 통해 CEO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겁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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