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6월 가장 부드러워…삶아 냉동 보관 1년 내내 제철 맛
앞치마를 두른 동박골식당(강원도 정선읍 봉양리 230의 5) 이금자(51) 씨는 아우라지 출신 정선 토박이다. 부업으로 삼아 하숙을 치던 8년 전 하숙생들에게 차려 준 곤드레나물밥이 의외로 큰 인기를 끌자 아예 본격적으로 장사에 나섰다. 이 집 음식 차림표는 곤드레나물밥 한가지뿐이다.
큰 대접에 막 담아내면 대접 곤드레밥(1인분 6천원)이다. 그릇이 돌솥이면 돌솥 곤드레밥(7천원). 돌솥 곤드레밥에 도토리묵과 곤드레전이 추가되면 곤드레밥 정식(9천원)이고, 제육볶음 한 접시가 추가되면 제육 곤드레밥(1만1천원)이다. 모두가 이 씨가 어릴 때 부모님이 해주던 음식을 바탕으로 개발했단다.
"곤드레는 여러해살이여서 매년 같은 곳에서 돋아나요. 4월에서 6월 사이 봄철에 뜯은 것이 가장 부드럽지요. 얼핏보면 취나물과 비슷하지만 잎에 난 털이 억세지 않아 삶아 놓으면 참 매끄러워요."
손님상에 내는 곤드레나물은 봄에 난 것만 골라 쓴다. 뜯어 온 나물은 한 번 삶아서 말리지 않고 삶은 물에 담근 채로 냉동고에다 얼려두면 일년내내 제철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왜 이름이 하필 곤드레일까. 이 씨는 봄바람에 일렁거리는 나물의 모양새가 술에 취해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는 취객의 모습과 같다고 해 곤드레라고 이름 지어졌단다. 곤드레나물밥처럼 경북에도 무밥, 감자밥, 콩나물밥처럼 보릿고개 시절 춘궁기에 양식을 늘이기 위해 나물과 잡곡을 섞어 먹는 경우가 있었다.
"한치 뒷산의 곤드레 딱주기/임의 맘만 같으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
한참 곤드레나물 예찬론을 펼치던 이 씨가 '뒷산 곤드레가 많이 돋아나 주기만 하면 흉년 봄에도 너끈히 살아갈 수 있다'는 정선 아라리의 애절한 한 대목을 읊어주기도 했다.
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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