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지식인의 책임

입력 2012-09-29 08:00:00

토니 주트 지음/김상우 옮김/ 오월의봄 펴냄

지식인의 정치 참여는 과연 바람직한가? 이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가? 최근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지식인들의 정치 참여와 갖가지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지식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논쟁도 분분하다.

'지식인의 삶과 정치의 교차점'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세 명의 프랑스 지식인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정치인 레옹 블룸, 소설가 알베르 카뮈, 철학자 레몽 아롱. 각기 좌파 정치인과 우파 학자를 대표하고 있던 이들의 공통점은 무책임이 횡행했던 시대에 살았지만 '저항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 모두 살아 생전 프랑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당대의 사람들이 보기에 조금 삐딱하게 살았고, 시대와 불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편'을 반대했다. 도덕적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그들은 동료들과 동시대 사람들의 혐오'의심'멸시'증오를 받아야 했다. 고독했고, 영향력이 줄었으며, 명성도 제한됐다.

프랑스에서는 사회에 큰 일이 터질 때마다 수많은 지식인들이 그 사건에 개입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도대체 무엇을 할 것인가. 당대의 지식인들은 이런 질문을 던지며 사건에 발벗고 뛰어들었고 시대 역시 끊임없이 그들을 호출하며 해답을 찾았다. 지식인들은 글이 필요하면 펜을 잡았고, 탄환이 필요하면 총까지 잡았다.

저자는 "이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들이 살았던 시대들과 통례를 벗어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그들에 대한 공동체의 평가와 자기 이해는 미네르바의 올빼미처럼 해질 무렵에 겨우 찾아왔다. 우리 역시 세 사람이 살았던 시대를 이해할 때 그들의 도움을 몇 가지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356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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