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행보가 갈수록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부인의 다운계약서 작성이 그렇고 이에 대한 사과는 더욱 그렇다. 안 후보의 사과 기자회견은 30여 초의 사과만으로 끝났다. 당초에 받기로 한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다운계약서 작성을 사전에 알았는지, 본인이 관여했는지 등 국민이 당연히 알아야 할 사실은 여전히 안갯속에 묻혀 있다.
이런 자세는 대선 후보로서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오만이 읽힌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국민 앞에 완전히 발가벗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이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 위한 최소의 필요조건이다. 그것이 싫다면 대선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는 것은 국민에게 장님이 되라는 소리다.
안 후보는 그동안 소통을 유난히 강조해왔다. 수많은 특강과 청춘콘서트를 통해 안 후보는 상처받은 청춘과의 소통을 이뤘다. 27일 기자회견은 그의 소통이 가식이었거나 '선택적'이었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소통의 본질은 쌍방향이다.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 '통보'다. 언제부터인가 안 후보의 소통은 통보로 변질됐다. 안 후보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이런 식으로 소통할 것인가?
안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은 다른 후보라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관행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안 후보에게는 큰 충격이 되고 있는 것은 '착한 안철수' 이미지 마케팅이라는 자업(自業)의 자득(自得)이다. 지금 국민은 '착한 안철수'가 실상인지 아니면 고도로 연출된 허상인지 안 후보에게 묻고 있다. 안 후보는 여기에 성실히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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