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경주의 한 시골마을 송전철탑이 무너지면서 마을 일부가 피해를 입었지만 주민들과 한전 측이 보상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이달 17일 오전 11시 30분쯤 강동면 국당리 형산에서 태풍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송전철탑 4기가 쓰러졌다. 1987년 지어진 이 철탑들이 쓰러지면서 인근 한 사찰의 법당이 무너지고 텃밭들이 훼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철탑의 안전관리가 제대로 안 돼 사고가 일어났다"며 한국전력공사 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당 사찰 관계자는 "평소에도 철탑 바로 아래 개울물이 흐르고 있고 주변에 나무들도 없어 위험하다는 말을 주민들끼리 자주 했다. 결국 한전이 안전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탄원서를 경주시와 한전 등에 제출하며 피해조사 및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와 한전은 관련 정황과 보상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전 포항전력처 관계자는 "철탑이 무너져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철탑 위 500m 지점부터 산사태가 일어나 철탑이 밀려난 것"이라며 "우리 역시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자이며 무너진 철탑을 철거하고 시설을 다시 세우는 데 30억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점은 안타까워도 규정상 종교시설과 공공기관, 개인사유시설에 대한 보상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고 현장의 철탑들을 다시 세우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주민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한전 측과 협의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포항'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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