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즐기기] 올해의 트렌드는

입력 2012-09-27 14:06:09

나눔·알뜰·환경…마음만으로도 풍성한 미덕

곧 추석이다. 올 추석은 폭염·태풍 등과 경기불황 여파로 즐겁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더 나눔과 정이 그립다. 우리 선조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도우며 함께 살았다. 서로 정을 나누는 공동체였다.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정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따뜻한 혈액이다. 올 추석 트렌드를 짚어봤다.

◆다문화가정 여성들, 경로당 봉사

이달 20일 낮 12시 대구 남구 봉산3동 경로당. 베트남 아오자이와 중국 치파오 등 전통의상을 곱게 입은 다문화가정 여성 20여 명이 손수 만든 송편과 부침개, 나물, 과일, 음료수 등을 싸들고 경로당을 방문했다.

4년 전 베트남에서 온 송혜란(26·동구 방촌동) 씨가 "할머니, 이것 한 번 드셔 보세요"라며 서툰 한국말로 송편을 건네자, 최대봉(75·여) 어르신은 "아이고, 예뻐라. 한국말도 잘하고 이렇게 기특할 수가 있나"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송 씨는 "한국에 와서 도움만 받다가 어르신들께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의미도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제시카(27·멕시코) 씨가 바나나 껍질을 까서 어르신 입에 넣어주며 "잡수세요"라고 하자 박만분(75) 어르신은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됐느냐고 물으며 "예쁘게, 행복하게 잘 살아라"고 덕담을 건넸다.

행사를 주관한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태화 센터장은 "이주 외국인 여성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런 행사를 더욱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실속형 중저가 선물세트 인기

올해 추석 선물세트 키워드는 '중저가'와 '실속'으로 요약된다. 경기불황 여파로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기운 것이다. 대형마트는 실속형 소비 확산에 맞춰 중저가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특히 2만~5만원대의 중저가에 여러 상품을 갖춘 복합형 세트나 참치, 스팸 등 온 가족이 좋아하는 실용적인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 불황에 알뜰 실속 선물세트를 고르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반면 고급 선물세트를 찾는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은 희소성 높은 명절 상품과 이야기가 숨어 있는 지역 특산품을 내놓았다. 동아백화점 이상민 대리는 "올 추석엔 선물세트 구입 때 단일품목으로 구성된 세트보다는 실용적인 품목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복합선물 세트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환경도 생각하는 녹색명절

대구시와 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은 추석을 맞아 '녹색 명절'을 만들기 위해 '추석상 적게 차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명절 음식은 양을 정확히 맞춰 준비하기가 어렵고, 또 넘치도록 차려야 한다는 관행 때문에 정성껏 만든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쓰레기로 버려지는 양이 많기 때문. 이를 위해 대구시와 주부모니터단은 구·군별로 팀을 구성해 15일부터 곳곳에서 '과도한 상차림 줄이기' 거리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장보기 전 필요한 품목을 메모해서 낱개 포장 제품을 구입하고, 가족 식사량에 맞게 조리하는 한편 냉장고 속 자투리 식재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구시 우주정 자원순환과장은 "적당한 양의 상차림으로 깔끔하게 음식을 다 비우고, 추석의 미덕은 풍성한 마음만으로 충분할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 명절로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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