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대구생체회] <중>유례없는 4선 연임 장영도 회장
장영도 대구시생활체육회장은 지난 3월 임기 4년의 회장에 다시 선출됐다. 4선 연임이다. 이 때문에 임기 시작부터 구설에 올랐다. 앞서 3선을 끝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놓고는(장 회장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며 부인) 선거를 앞두고 다시 출마해 당선됐다는 것. 더욱이 선거를 1년여 앞두고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숫자를 늘리는 등 규정을 변경해 시생체회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다.
◆13년째 회장
올 3월부터 제8대 회장직을 맡은 장 회장은 4~8대(1999~2015년) 연임에 성공했다. 1999년 5월 전임 회장의 중도 사퇴에 따라 선거 없이 회장직을 물려받은 뒤 2000년 3월 선거를 통해 5대 회장에 취임했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 연임하면서 선거는 네 차례 치렀다.
전례 없는 장기 집권(?)이다. 건설회사인 ㈜서광종합건설 대표인 장 회장은 1999년 당시 국제라이온스협회 대구지구 총재 임기(1998년 7월~1999년 6월)가 끝날 즈음 시생체회장에 추대됐다. 1991년 설립된 시생체회의 회장은 초대 김상구 ㈜보성대표, 2대 김시학 ㈜청구대표, 3대 권성기 ㈜태왕대표였으며, 이들 모두 단임에 그쳤다. 하지만 장 회장은 1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시생체회원들은 장 회장의 4선 출마에 내심 반대했고, 본인도 불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쳤다고 생체회 관련 인사들을 주장했다. 장 회장이 2008년 대구에서 열린 '전국국민생활체육대축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
시생체회 관련 인사는 "2008년 전국국민생활체육대축전 후에 퇴임 의사를 밝힌 적이 있었고, 2010년 대한민국체육상을 받는 등 후한 대접을 받았는데 욕심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한 시생체회 종목별연합회 관계자는 "선거 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장 회장이 출마 의사를 굳히는 바람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 3년 전부터 출마를 준비했던 한 인사도 장 회장이 4선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자 뜻을 접었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공'사석에서 3선을 끝으로 그만둔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이번 선거에서 출마설이 나도는 인사는 있었지만 실제 출마도 하지 않았고, 대안도 없어서 출마를 한 것이다. 단 한 사람도 출마를 말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거 앞두고 규정 변경
시생체회가 회장 선거를 앞둔 지난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선정 규정을 장 회장에게 유리하도록 바꿨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 회장은 바뀐 규정을 적용받아 올 3월 4선에 성공했다.
'대구시생활체육회 기본규정'에 따르면 회장 선출 권한을 보유한 총회는 '회원단체의 단체장이 이사 중 추천한 대의원과 시생체회에서 추천한 인원으로 구성되고 50명 이내로 한다'고 정해져 있었다. 이를 근거로 시생체회는 구'군 생체회 추천 대의원 16명, 시종목별연합회 추천 대의원 10여 명 등 25~30명가량의 대의원 투표로 회장을 선출해 왔다.
하지만 시생체회는 지난해 4월 1일 이사회에서 기존 규정에다 '시생체회 이사회에서 추천한 대의원은 회원단체에서 추천한 전체 대의원 수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이는 시생체회 이사회가 회장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을 직접 선발할 수 있다는 의미.
이에 따라 올 3월 회장 선거에서 대의원은 시종목별연합회 16명, 구'군생체회 16명, 대구시 관계자와 장애인체육회 관계자, 전문가 등 외부인사 10명 등 42명으로 늘어났다. 외부인사 10명은 시생체회 이사회에서 직접 추천했다.
이처럼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의 4분의 1가량을 시생체협이 직접 선정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현 회장에 우호적인 외부인사들이 대의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회장과 교감이 있는 인사가 출마하면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된 것.
생체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장 회장의 4선에 반대하는 여론이 일자 제3의 인물이 출마할 것을 우려해 선거를 앞두고 규정을 변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올 회장 선거에 출마 의지가 강했던 한 인사가 출마를 포기한 이유도 바로 이 규정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한 체육인은 "바뀐 규정으로는 현 회장을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이사회와 대립하는 인사는 회장 당선 가능성이 원천 봉쇄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규정이 바뀔 당시 한 생체협 관련 인사는 국민생체회에 수차례 질의를 하면서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생체회 관계자는 "회장 선거와는 전혀 관계없다. 기존 규정에 대의원을 50명 이내로 한다는 막연한 부분이 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바꾸었을 뿐"이라며 "생체회 활동에 도움을 준 협력단체들이 생체회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배려하기 위해 규정을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대구시가 규정을 바꾸라고 해서 개정한 것이지 선거를 겨냥해 바꾸지 않았다. 기존 규정대로 해도 선거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규정 변경에 대구시도 개입해 시가 장 회장 4선 연임을 간접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시생체회와 대구시 관계자가 수차례 규정 변경 논의를 했다는 것. 시생체회 관계자도 "대구시 담당자와 내용 변경을 두고 여러 차례 얘기를 한 적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시 관계자는 "규정 변경은 생체회에서 했고, 시가 관여할 여지가 없었다. 협의는 했지만 시가 규정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기획취재팀=이창환 lc156@msnet.co.kr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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